[김장김치ⓘ] 2015년 타임 선정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식품 6가지’

김장김치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 박사] ‘2019 국민행복 나눔! 김장축제’가 11월 21일 농협유통 하나로마트 서울 양재점 야외주차장에서 열렸다. 축제 참가자들이 김장김치 1만포기를 담가 홀몸 어르신과 사회복지시설에 전달한다. 이 김장축제는 농림축산식품부와 NH농협이 김장채소 소비촉진과 김장문화 활성화를 위해 개최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2015년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식품 6가지’라는 제목으로 부정적인 생각을 줄여주고 우울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음식 여섯 가지를 소개했다. 이들 음식은 생균제, 과일과 채소, 커피, 다크초콜릿, 버섯, 녹차 등이다.

타임지가 첫째로 꼽은 생균제는 네덜란드 라이덴대학교(Leiden University)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인용하였다. 즉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 益生菌)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면 장(腸)에 유익한 균이 증가하면서 부정적 생각, 공격적 사고가 크게 준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식품으로 유산균이 풍부한 우리나라 김치, 그리스식 요거트, 독일식 사우어크라우트(Sauerkraut, 양배추 절임)를 꼽았다. 발효식품에 살아있는 생균제를 섭취하는 것이다.

김치가 주는 행복감을 잘 아는 한민족은 전 세계 어디에 정착해 생활하던 김치를 담그려고 애쓰고 있다. 즉 한민족은 ‘밥과 김치’만 있으면 어디서도 어떤 환경에서도 행복할 수 있는 민족이라고 말할 수 있다.

김치(Kimchi)가 세계화된 것은 1980년대 중반부터 건강식품으로 인식되어 1984년 LA올림픽에서 선수촌 공식 음식으로 지정되었으며,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도 김치가 선수들에게 제공되었다. ‘김장문화’는 2013년 12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김장은 가족이 기초가 된 공동체가 함께 만들고, 여러 세대에 걸쳐 전수됐으며, 독창적이고 유익한 발효식품인 점 등이 높이 평가받았다.

김치가 국제 스포츠행사에서 부각된데 이어 2003년 사스(SARS)는 김치를 건강식품으로 각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즉, 사스가 아시아 전역에 퍼졌지만 유독 한국에서는 감염자가 거의 없었고 감염자도 건강을 회복했다. 이에 해외 언론들은 “한국인들이 김치를 먹어 사스에 감염되지 않았다”고 보도하여 김치의 명성이 확고해졌다.

김장은 예로부터 가족들이 겨우내 먹을 김치를 준비하는 큰 행사로서 지역마다 김장 담그는 시기에 차이는 있지만 대개 11월 중순께 중북부 지역을 시작으로 12월 중순까지 이어진다. 1970년대까지 김장하는 날은 이웃끼리 ‘김장품앗이’를 했기 때문에 온 동네가 잔칫날과 같았다.

소설가 조정래(趙廷來, 1943년 전남 순천 출생)의 <태백산맥>(太白山脈)은 1948년부터 1953년까지를 시대적 배경으로 구성된 대하소설로서 1989년 전 10권으로 간행되었다. 이 소설에는 한 동네에 사는 아지매(아주머니) 둘이 죽일 듯이 싸우다가, 다음 날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 같이 김장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겨우내 가족의 밥상을 책임지는 김장은 주부들에게 그 어떤 상황보다 앞서는 연례행사였다.

옛적에는 밥과 김치가 추운 겨울을 살아내게 한 생명의 음식으로 사람들은 탄수화물과 단백질 등을 제공하는 밥을 식량(食糧), 무기질과 비타민 등을 제공하는 김치를 반식량(半食糧)이라고 불렀다. 김장은 한국인에게 특별한 위상을 지니고 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본격적인 추위가 닥치기 전에 각 가정은 연료 준비와 함께 김장을 해둬야 했다. 김장김치를 짧게는 4-5개월, 길게는 1년 내내 먹었다.

과거에는 배추를 직접 구입하여 소금물에 절이고 다시 씻어서 물을 빼는 중노동이었다. 요즘은 김장을 고된 노동이 아니라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놀이’로 인식하기 시작한 사회분위기와 함께 김장을 손쉽게 할 수 있게 한 ‘절임 배추’와 김치 양념의 역할도 크다. 이에 절임배추, 김치 양념 등 가공된 형태의 재료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편리성을 이유로 ‘절임배추’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1995년 전남 해남지역 농협들이 상품화해 처음 선보인 ‘절임배추’는 그 편리함 덕분에 김장철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절임배추는 마지막 세척까지 다 끝낸 것이므로 채반에 올려 물기를 빼고 김칫소를 넣어 버무리기만 하면 된다.

이에 절임에 사용되는 배추의 품질을 보장해야 한다. 또 염도나 맛 등 소비자들로부터 제기되는 불만사항에도 귀 기울여 상품성을 개선할 필요도 있다. 그래야만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만족하는 김장을 담글 수 있다.

양념을 잘 버무린 김치는 배추의 절단면이 위쪽으로 가게 놓은 것이 요령이다. 절단면이 아래로 가면 양념이 빠져 김치맛이 제대로 배지 않는다. 또한 김치와 김치 사이에 빈 공간이 생기면 김치가 쉬 쉬어버린다. 김치가 발효되는 과정에서 국물이 생기기 마련이므로 김치통의 70% 정도만 채우고 맨 위에는 배추 겉잎을 덮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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