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폐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사스·메르스와 어떻게 다른가?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세계보건기구(WHO)는 우한폐렴의 원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novel Coronavirus)로 확인됐다고 밝힌 데 이어, 인간 대 인간으로 전염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인체 감염 7개 코로나바이러스 중 하나이며, 2019년 말 처음 인체 감염이 확인됐다는 의미에서 ‘2019-nCoV’로 명명됐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아데노바이러스(adenovirus), 리노바이러스(rhinovirus)와 함께 사람에게 감기를 일으키는 3대 바이러스 중 하나다. 이는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감염될 수 있는데, 인간의 활동영역이 광범위해지면서 동물 사이에서만 유행하던 바이러스가 생존을 위해 유전자 변이를 일으켜 사람에게도 넘어오기도 한다. 예컨대 사스(박쥐와 사향고양이)와 메르스(박쥐와 낙타)가 이에 해당한다.
사스(SARS: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가 2002년 11월 중국 광동지역을 중심으로 발병이 시작되어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어 베이징 147명을 비롯해 중국에서 총 284명이 사망했다. 사스(重症急性呼吸器症候群)는 수개월 만에 홍콩, 싱가포르, 캐나다 등 세계 32개국에서 8400여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약 15%가 사망했다. 우리나라는 2003년 4월 홍콩에서 사스 환자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하자 정부는 군(軍)을 포함한 관계부처를 총동원하여 대처한 결과 추정환자 3명이 나왔을 뿐 확진 환자는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WHO로부터 ‘사스 예방 모범국’이란 칭호를 받았던 대한민국이 12년 후 ‘메르스 방역 후진국’으로 전락했다. 메르스(MERS: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는 2012년 4월부터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中東) 지역을 중심으로 주로 감염자가 발생한 급성 호흡기 감염병으로 우리나라에서는 2015년 5월 첫 감염자가 발생해 186명의 환자 중 38명이 사망했다. 메르스(中東呼吸器症候群)를 일으키는 코로나 바이러스(corona virus)는 새로운 종류의 바이러스(MERS-CoV)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다”는 비유와 같이 우리나라에서 첫 메르스 환자가 5월 20일 확진된 후 정부의 안일하고 허술한 대응이 사태 확산을 키웠다. 메르스 전파력을 과소평가하는 등 초기대응에 실패했다. 그리고 애초 감염 전문가들이 국내 메르스 사망률이 10% 정도에 머물 것이라는 예상을 뛰어 넘어 17.6%를 기록했다.
‘우한폐렴’의 감염 경로는 코·입·기관지 점막을 통해 바이러스가 침입한 후 폐로 진입해 폐렴을 일으킨다. 증상은 발열(90% 환자에게서 나타남), 기침(80% 환자에게서 나타남), 호흡곤란(25% 환자에게서 나타남) 등이다. 이에 사람이 많은 곳은 가급적 피하고,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과의 접촉을 피해야 한다. 외출시 마스크를 착용하여야 한다. 잠복기는 최대 14일로 추정되며, 치사율은 추정이 어려우나, 약 15%로 추정한다.
‘우한폐렴’을 예방하기 위하여 5가지 수칙을 지켜야 한다. (1)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침방울을 통해 전염을 일으키므로 발열이나 기침을 하면 마스크를 써서 침방울 전파를 차단한다. (2)기침과 재채기는 손수건을 입에 대고 해야 한다. 손수건이 없으면 팔꿈치 안쪽 소매에 하도록 한다. 오른손으로 기침하는 입을 막고 난 다음에, 타인과 악수하는 것이 최악이다. (3)흐르는 물로 비누를 사용하여 30초 이상 ‘올바른 손 씻기’를 한다. (4)병문안을 자제한다. 병원 방문은 꼭 필요할 때 하는 것이 감염병을 피하는 길이다. (5)우리 몸은 처음 겪는 변종 바이러스를 접하면 과도한 면역 반응(사이토카인 폭풍)을 보일 수 있으므로 젊은 사람도 방심해선 안 된다.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이란 인체가 외부에서 침투한 바이러스에 대항하기 위해 면역물질인 사이토카인의 과다 분비로 인해 정상 세포들의 DNA가 변형되어 2차감염 증상이 일어나는 반응이다. 이러한 반응은 면역력이 왕성한 젊은 사람에게서 잘 일어나며, 메르스 감염자 중 40대 이하가 38%를 차지했다. 1918-19년 스페인 독감(Spanish influenza)으로 2500만-5000만명이 희생된 엄청난 사망률은 사이토카인 폭풍으로 면역체계가 과민 반응을 일으켜 신체조직을 파괴하는 과정에서 생긴 2차 피해가 컸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주임(장관급)은 1월 26일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한 폐렴은 사스와 달리 잠복기(1일-14일)에도 전염성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이에 우리 정부 당국도 ‘메르스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무엇보다 2차 감염을 차단시켜야 한다. 또한 우한폐렴 관련 정보를 최대한 정확하고 신속하게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