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밥딜런과 김민기②] 그는 왜 양희은에게 ‘아침이슬’ ‘상록수’를 주었나?
[아시아엔=이홍주 대중문화평론가] 밥 딜런의 노벨문학상은 누가 어떤 심사절차를 거쳐 수상을 결정했을까. 노벨상 시상위원회에 의하면 매년 초 약 700명의 1차 심사추천단에게 의견을 묻고, 4월에는 후보를 20명 내외로 압축한 다음, 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다시 5명으로 추린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심도 있는 토론과 3차례 위원회 평가와 최종 조사를 거쳐 10월초 수상작을 발표한다. 따라서 몇명의 열성팬의 추천으로 수상자로 선정된 건 아니라는 얘기다.
그의 수상 배경으로 기독교운동에 적극 참여한 노력도 반영되었다고 한다. 그의 직업은 전도사와 CCM(Contemporary Christian Music) 가수로 알려져 있다. 만약 밥 딜런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 수상자가 나온다면 아마도 김민기 정도가 아닐까 싶다. 고은, 조정래 선생께는 죄송하지만, 김민기가 작곡 작사한 두 노래야말로 밥 딜런과 비견할 수 있지 않을까.
‘아침이슬’과 ‘상록수’는 멋진 노랫말과 시대정신을 담고 있다고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김민기는 1951년생으로 빠른 52년생인 ‘양희은’과 같은 해에 학교를 다닌다. 그는 경기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미대 회화과로 진학한다. 미대 1년생 김민기는 앨범을 낸다. 그 속에는 놀랍게도 그가 작사 작곡한 노래가 수록돼 있다. ‘친구’ ‘아침이슬’ 등. 어느 날 야외에서 풍경화를 그리는데 그림을 수정하려고 칼로 화면을 긁어내다가 캔버스에 구멍이 났더란다. 그런데 그 구멍 사이로 방금 그가 그리던 나무가 보였다고 한다. 그 순간 그는 ‘도대체 이런 그림을 그려서 뭣하지. 조금만 움직이면 저 나무를 내 손으로 직접 만질 수 있는데’ 이런 생각은 그를 깨우치게 했고 마침내 그의 인생행로를 바꾸게 된다.
김민기는 여자 친구에게 노래를 선물하는데 그 친구가 바로 서울 재동초등학교 동기동창이자 경기여고에 진학했던 양희은이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