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천재음악가?⑤] ‘악성’ 베토벤···노력형 천재의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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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이홍주 대중문화평론가] 하이든, 모짜르트, 베토벤, 슈만…… 모두 대단한 음악가들입니다. 다소 어리석은 질문이겠지만 누가 최고의 천재음악가였을까요. 음악은 커피 같은 기호식품이어서 사람마다 취향도 다르고 좋아하는 방식도 조금씩은 다릅니다. 그리고 천재라는 의미도 조금씩은 그 종류가 다를 겁니다. 대입수능 시험에서 만점을 받아도 천재 소리를 듣고, 뛰어난 발명을 한다든가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소설을 써도 역시 천재 소리를 듣습니다. 왜 그들에게 ‘천재’라는 단어가 연상되는지 그 이유를 설명해 봅니다. 정답은 네사람 모두가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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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드비히 반 베토벤 (독일 1770~1827)

운명교향곡, 전원교향곡, 합창교향곡, 피아노소나타 열정, 가곡 그대를 사랑해 등등이 그의 작품입니다. 보통 베토벤을 악성 (樂聖)이라고 하는데 최고의 찬사일 겁니다. 성인의 반열에 오른 것인데 그럴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습니다. 당시 음악가들은 최고의 연예인이기도 했는데 어느 작가가 베토벤에 대해 이런 글을 남깁니다.

어느 날 음악업계의 대선배인 모짜르트가 한참 후배인 베토벤을 만나 이런저런 덕담을 나눈 다음 “자네가 나한테 자랑하고 싶은 자작곡을 한곡 연주해 보겠나” 하고 부탁을 했더니 베토벤이 멋진 작품을 연주했습니다. “자네 이곡 외워서 친건가”라고 묻자 베토벤은 즉흥으로 연주한 곡이라고 대답합니다. “하나 더 연주해 보겠나”라고 다시 부탁을 하는데 베토벤은 엄청난 상상력을 동원해 새로운 시도의 작품을 연주해 냅니다. 그러자 모짜르트는 주변의 사람들을 불러 모은 다음 이런 얘길 했다고 합니다. “저 사내를 잘 지켜보게. 나보다 더 유명해질 음악가가 여기 나타났어.”

베토벤에게 청각장애는 가장 큰 고통이자 위기탈출을 위한 시련이었습니다. 그는 피아노 소리를 좀더 가깝게 느끼기 위해 작은 막대기를 입에 물고 그 막대기를 피아노 공명판 위에 올린 다음 그 소리의 진동이 턱을 통해 느껴질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베토벤은 대표적인 노력형 천재였습니다. 또한 베토벤은 고전주의 시대에서 낭만주의 시대로 넘어가는 가교 역할을 합니다. 일종의 음악 패턴이 바뀐 겁니다. 그리고 음악연주회를 귀족의 전유물에서 보다 폭넓은 계층들이 즐길 수 있도록 그 벽을 스스로 허물게 한 진정한 음악 개혁가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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