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천재음악가는?②] 하이든, 그의 천재 두뇌 찾기 150년 숨바꼭질
[아시아엔=이홍주 대중문화평론가] 하이든, 모짜르트, 베토벤, 슈만…… 모두 대단한 음악가들입니다. 다소 어리석은 질문이겠지만 누가 최고의 천재음악가였을까요. 음악은 커피 같은 기호식품이어서 사람마다 취향도 다르고 좋아하는 방식도 조금씩은 다릅니다. 그리고 천재라는 의미도 조금씩은 그 종류가 다를 겁니다. 대입수능 시험에서 만점을 받아도 천재 소리를 듣고, 뛰어난 발명을 한다든가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소설을 써도 역시 천재 소리를 듣습니다. 왜 그들에게 ‘천재’라는 단어가 연상되는지 그 이유를 설명해 봅니다. 정답은 네사람 모두가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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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세프 하이든 (오스트리아 1732~1809)
놀람교향곡, 시계교향곡, 오라토리오 천지창조, 트럼펫협주곡 등 하이든은 100편이 넘는 교향곡을 작곡했기에 그를 ‘교향곡의 아버지’라고 부릅니다. 생활도 건실했고 종교적 신앙심도 투철했던 매우 모범적인 천재음악가였습니다. 하이든은 어렸을 때 성악가가 되고 싶어서 성가대 활동도 열심히 하고 성악레슨도 받았으나 변성기 때 목소리 관리가 안 돼 그만 노래의 길을 접고 작곡의 길로 나섭니다.
그는 77세를 일기로 세상을 등지게 되는데 요즘으로 치면 100살 정도로 엄청난 장수를 누린 셈 입니다. 1809년에 하이든이 세상을 등지자 그의 시신은 가족묘지에 묻히는데 황당한 사건이 생깁니다. 바로 어떤 도굴범이 하이든의 묘를 파헤치고 그의 머리부분만 훔쳐갔지요. 오스트리아 정부는 시신의 머리부분을 찾기 위해 전국적으로 범인검거작전을 벌이지만 어떠한 단서도 못 찾았을 뿐더러 현장 목격자도 한명도 안 나타납니다.
미궁에 빠진 사건이 됩니다. 그런데 결국 한참 끝에 범인을 찾게 되는데 어느 오스트리아 귀족이 최고 천재에다가 장수까지 했던 그야말로 부러움의 대상인 하이든의 뇌를 조사하려고 시신을 유기한 것이었습니다.
설상가상 여기서 끝나지를 않고 그 범인들은 하이든의 뇌를 더 비싸게 팔기위해 다른 사망한 노인의 뇌와 바꿔치기 해서 팔아버리기도 합니다. 결국 100년 가까이 하이든의 뇌는 못 찾게 되는데 하이든의 후손들도 하이든 할아버지의 시신을 찾지 못하고 죽는 것을 안타까워 했을 정도였답니다.
그리고 드디어 시신이 발견되고 하이든의 집안과 오스트리아 정부는 반환소송을 하지만 이번엔 1, 2차세계대전으로 인해 유해반환이 연기되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1954년, 시신의 몸과 머리부분이 따로 떨어진지 145년 만에 합쳐지게 되는데 일종의 合體式이 열려, 시민 수십만명이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지켜보게 됩니다.
예전에 문화방송의 장학퀴즈라는 고등학생 퀴즈 프로그램의 유명한 시그널 뮤직이 바로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 이었는데 이 정도 되면 분명 하이든은 대단한 천재 아니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