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봉의 21세기형 인재?] 하이든을 성공으로 이끈 ‘클래시(classy) 리더십’

프란츠 요제프 하이든
프란츠 요제프 하이든

[아시아엔=김희봉 교육공학박사, 현대자동차인재개발원] 하이든의 고별 교향곡은 처음에는 관현악단 모두가 함께 연주하지만 한 악장이 끝날 때마다 한 두 사람의 연주자가 자신이 연주하던 악기를 가지고 무대를 떠나고 결국 맨 마지막에는 지휘자만 남아 연주를 마치게 된다.

이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처음에는 의아해하다가 점차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관현악단의 퍼포먼스 치고는 생소하면서도 재미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이든이 이 곡을 작곡하게 된 배경을 듣고 나면 생소함과 재미를 넘어 ‘클래시(classy)’한 느낌이 든다. 클래시는 세련되고 격조가 있는 경우에 사용되는 영어 표현이다.

하이든은 자신과 함께 연주하는 관현악단원들의 휴가가 종종 취소되거나 계속 연기되어 이들이 쉴 수 없음은 물론, 불평과 불만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이 곡을 작곡하고 무대에 올렸다.

하이든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불만과 관현악단원들에게 필요한 것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기보다는 간접적이지만 세련되고 격조가 묻어나는 방법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 결과 이 곡을 들은 관계자들은 하이든과 관현악단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조치를 취했다. 하이든의 클래시한 언행이 서로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그런데 만일 하이든이 보다 단순하고 쉬운 방식으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즉, 불만이 있는 경우 그 상황에 대한 문제점을 일일이 열거하면서 그 자리에서 바로 직설적으로 표현하거나 해결책을 요구했다면 말이다.

아마도 그랬다면 서로의 입장만 내세운 주장이나 의견만이 오고 갔을 가능성이 크고 그 결과 서로에 대한 감정의 골만 깊어졌을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서로가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지금부터는 우리도 잠깐 하이든이 되어보자. 당신은 개인간 혹은 조직 내에서 불편하거나 불만 가득한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떻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가?

일상에서 하이든과 같이 클래시한 언행을 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니다.

먼저 만일 당신이 불편하거나 불만족스러운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면 이를 평면적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입체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조금 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현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당신의 눈앞에 있는 상황은 빙산의 일각인 경우가 많다. 수면 밑에 있는 여러 가지 상황이나 배경, 이유 등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무시하거나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다음으로 당신의 감정보다 이성에게 우선권을 주어야 한다. 감정이 이성을 앞서는 순간, 당신의 언행이 세련되고 격조있게 나타날 가능성은 줄어든다. 오히려 그나마 있던 세련미와 격조마저 상실될 수 있다. 화내고 후회했던 경우를 떠올려보면 쉽게 이해된다.

마지막으로 상대방에게 문제되는 상황을 주입시키려 하지 말고 스스로 인식하게 만들어야 한다. 스스로 인식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직언 등 직접화법보다는 비유 등 간접화법이 보다 효과적이며 상대방의 감정에 상처를 남기지 않는다. 우리가 성인이 된 지금도 우화를 통해 깨닫는 점이 많지 않은가?

성공적인 삶을 살았거나 지금 살아나가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처한 불편한 상황을 클래시하게 대처해 왔다. 불평이나 불만을 끓어오르는 감정보다는 고요하고 냉정한 이성으로 해결했으며 손이나 발이 아닌 지혜를 사용한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클래시한 언행은 약자의 속성이 아니라 강자의 속성이며 현재를 살아나가는 우리가 갖추어야 할 속성이지 않을까? 오늘부터 클래시한 당신이 되어보는 것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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