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봉의 21세기형 인재 27] 당신의 성공에 필요한 3가지 렌즈···’착안대국 착수소국’
[아시아엔=김희봉 교육공학박사, 현대자동차인재개발원] 필자가 애착을 가지고 있는 물품 중 한 가지는 바로 수동카메라다. 사진에 대한 관심과 매력에 빠져 20여년 전 구입해 지금까지 소장하고 있다.
사진을 배우면서 처음에는 표준렌즈만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다들 아다시피 표준렌즈는 사람의 시각과 가장 유사한 각도와 거리를 가지고 있어 육안으로 보이는 것을 있는 그대로 옮겨놓을 수 있다. 그러나 표준렌즈만으로는 더 멀리 더 넓게 그리고 더 자세하게 보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시키기 어려웠다.
이와 같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별도의 렌즈가 필요했고 필자는 용돈을 조금씩 몸아 각각의 용도에 맞는 렌즈를 하나씩 추가로 구매하기로 했다.
소정의 금액이 모인 후 가장 먼저 구입한 렌즈는 망원렌즈였다. 더 멀리 있는 피사체를 바로 눈앞에 있는 것처럼 볼 수 있다는 매력이 남달랐기 때문이었다. 다음으로는 광각렌즈를 구입했는데 이는 화각이 넓어서 육안으로 보이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담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마지막으로 접사렌즈를 구입했다. 이 렌즈는 매우 가까이서 초점을 맞출 수 있어 보다 자세하고 세밀한 촬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표준렌즈를 비롯해서 망원렌즈와 광각렌즈 그리고 접사렌즈를 가지고 사진을 찍기 시작하니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것과 표현하기 어려웠던 것 등을 대부분 해결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사진을 찍는 즐거움도 배가됐다.
물론 지금은 이 카메라와 각종 렌즈를 거의 사용하지 않지만 가끔씩 꺼내 놓고 보면서 삶과 일에 있어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거나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서는 사진을 찍는 것과 마찬가지로 표준렌즈뿐만 아니라 다양한 렌즈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이와 관련해서 첫 번째 렌즈로 자신의 미래를 바라볼 수 있는 망원렌즈를 권하고 싶다. 삶과 일에 있어 망원렌즈와 같은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이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자신이 지향하고 있는 곳은 어디인지 등에 대해 정의하는 것이다. 하루하루가 힘겹다고 하더라도 결코 빠뜨려서는 안 될 렌즈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렌즈로는 자신의 생각과 네트워킹의 범위를 넓힐 수 있는 광각렌즈를 권하고 싶다. 이를 위해서는 독서의 양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다양한 분야에 있는 사람들과의 교류를 확대해야 한다.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의 책만 읽거나 익숙한 사람들과의 만남만으로는 이와 같은 렌즈를 가질 수 없다.
마지막으로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보다 자세하고 세심하게 볼 수 있는 접사렌즈를 권하고자 한다. 어떤 현상이나 문제에 대해 세밀하게 보는 것은 전체를 보는 것만큼 중요하다. 바둑 용어 중 착안대국 착수소국(着眼大局 着手小局)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거시적으로 보되 한수 한수는 세심하게 하라는 뜻으로 우리의 삶과 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당신은 어떤 렌즈로 삶과 일을 바라보는가? 만일 단 하나의 렌즈만으로 바라보았다면 다른 렌즈를 통해 다시 한 번 볼 생각은 없는가? 당신이 지금 보고 있는 것을 넘어 더 멀리 더 넓게 그리고 더 자세하게 볼 수 있는 렌즈로 교체해서 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