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봉의 21세기형 인재26] 2002월드컵 페어플레이상 수상팀은?
[아시아엔=김희봉 교육공학박사, 현대자동차 인재개발원] 2002년 월드컵에서 벨기에팀을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벨기에 팀은 14위에 그쳤지만 당시 페어플레이상을 수상한 팀이다. 페어플레이상은 레드카드와 옐로카드를 받은 횟수, 적극적인 플레이, 상대 팀에 대한 배려, 심판의 지시 복종, 팀 관계자들의 행동, 응원 관중들의 태도 등 6개 항목에 대한 점수를 기준으로 결정된다.
벨기에가 페어플레이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브라질과의 16강전이었다. 0대1로 지고 있던 전반 36분 무렵, 빌모츠의 헤딩슛이 브라질의 골망을 통과했지만 심판은 빌모츠의 오프사이드를 선언했다. 격렬한 항의가 예상되었지만 빌모츠와 벨기에의 코치진은 이 상황을 인정했다.
판정에 대한 승복이었던 셈인데 승패를 떠나 진정한 스포츠맨십(sportsmanship)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고 그 결과 벨기에 팀은 승리에 버금가는 명예를 얻었다.
스포츠맨십은 공정하게 경기에 임하고 비정상적인 이득을 얻기 위해 불의한 일을 하지 않으며 항상 상대편을 향해 예의를 지키는 것은 물론, 승패를 떠나 결과에 승복하는 경기정신을 의미한다.
그리고 광의적으로는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정도를 가리키기도 하는데 우리의 일상이 스포츠 경기와 마찬가지로 누군가와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경쟁을 해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에 처해 있다는 점으로 볼 때 스포츠 선수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스스로 스포츠맨십을 발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스포츠맨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우선 경쟁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갖고 상대방을 존중해야 한다.
경쟁을 의미하는 Competition이란 단어는 Com-petio(함께 애쓰다)에서 나왔다. 이는 자신과 상대방이 승리를 위하여 함께 애쓰는 존재임을 의미한다. 경쟁의 결과는 다를지언정 여정은 함께 하는 것이다. 따라서 나와 함께 경기를 하고 있는 상대방은 적(敵)이나 경멸의 대상이 아니라 존중의 대상으로 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와 같은 모습을 보는 것은 쉽지 않다. 경쟁에서 살아남고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의도적으로 불공정한 상황을 조성하거나 허위의 내용을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에게 유리한 측면에서 융통성이라는 유혹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행동을 했던 개인이나 조직이 최종적으로 어떤 결말들을 맞이했는지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지 않은가?
다음으로는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 1999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온 예능 프로그램의 사회자 멘트 중 한 부분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 승복할 줄 아는 사회로 만들기 위해 출발~”이다. 자신이 원하는 결과가 아니라고 해서 이를 부정하거나 결과에 대한 책임을 외부로 돌리는 것은 마치 어린아이가 떼를 쓰는 것과 다르지 않다. 설령 떼를 써서 결과를 번복한다손 치더라도 그 결과가 주는 의미는 이미 상실되고 껍데기만 남는 격이 될 수 있다.
학교에서, 직장에서 그리고 사회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여러 가지 경기를 하고 있는 당신이 그 경기에서 승리를 하는 것은 중요하다. 다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당신이 성취한 승리의 기반이 스포츠맨십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