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봉의 21세기형 인재 29] 지금은 지(智)테크 시대
[아시아엔=김희봉 교육공학박사, 현대자동차인재개발원] “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는 어떤 방식으로 배우고 있습니까?”
면접관의 질문에 면접자는 한동안 말문이 막혔다. 학교를 벗어난 배움에 대해서는 별다른 생각을 해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만일 당신이 면접자라면 이 질문에 어떻게 답하겠는가?
이 질문을 달리 표현하면 “현재 상태를 보다 나은 상태로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는 곧 개인의 성장 및 발전과 관련해서 어떤 테크(tech)를 하고 있는지를 묻는 것이기도 하다.
‘테크’란 테크놀로지(technology)의 줄임말이지만 단순한 기술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전략을 포함하고 있는 개념이다. 지금도 널리 통용되는 말이지만 한동안 테크 열풍이 분 적이 있다. 시(時)테크, 재(財)테크, 환(換)테크, 핀(fin)테크 등 요즘 사회에는 여러 가지 테크가 많이 있다. 각종 테크를 하는 이유 중 단연 으뜸은 현재 상태를 보다 나은 상태로 만들기 위함이다.
필자는 이와 같은 테크에 하나를 더하고자 하는데 그것은 바로 지(智)테크이다.
지(智)테크란 기존에 개인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이용해서 기대치 이상의 지식을 수집하고 활용할 수 있는 전략적 기술이자 지혜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지식을 수집하고 지식의 양만 늘리는 개념이라기보다는 서로의 지식을 공유하고 재구성함으로써 자신에게 필요한 최적화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테크가 필요한 이유 중 하나는 하버드대학의 새뮤얼 아브스만이 저술한 ‘지식의 반감기’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현재 가지고 있는 지식의 유효기간이 생각만큼 길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환경과 기술, 그리고 구성원이 변화함에 따라 더 이상 과거의 지식만으로는 현재나 미래의 성공을 보장받기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지테크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이른바 공유학습(learning by sharing)이 필요하다. 실제로 지식 공유의 효과와 가능성을 일찌감치 감지한 사람들은 테드(ted), 무크(mooc) 등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학습 모델들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를 통해 자신들의 지식과 지혜를 주고받고 있다.
지식과 지식이 공유되고 결합되면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지식이 생겨나기도 한다. 창의력도 그 결과물 중 하나일 것이다.
유형의 자원을 사용하는 재테크 등은 자본이 있어야 하지만 무형의 자원을 사용하는 지테크는 관심을 갖는 것만으로도 시작할 수 있다. 더군다나 우리에게는 이미 지테크를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기술과 시스템, 그리고 인적 네트워크 등이 갖춰져 있다.
그동안 양질의 결과물(output)에 대한 갈증을 느낀 적이 있다면 양질의 투입물(input)은 무엇이었는지 고민해보고 어떤 방식으로 접근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독서나 학교에 다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미 모두에게 열려있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지테크를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더 하자면 각종 테크와 마찬가지로 지테크 역시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