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봉의 21세기형 인재?] 갑돌이와 갑순이가 헤어져야만 했던 이유는?
[아시아엔=김희봉 교육공학 박사, 현대자동차 인재개발원] 갑돌이와 갑순이는 왜 헤어졌을까?
그 이유를 짐작하게 하는 노랫말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갑돌이와 갑순이는 한 마을에 살았더래요/ 둘이는 서로서로 사랑을 했더래요/ 그러나 둘이는 마음뿐이래요/ 겉으로는 음~ 모르는 척 했더래요.”
이유를 확인했는가? 그렇다. 그들이 헤어진 이유는 서로가 갖고 있던 사랑의 감정을 교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통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서 교환을 한다. 일례로 해외출장이나 여행을 떠나기 전에 반드시 준비하는 것 중 하나는 자국의 화폐를 해당 국가의 화폐로 교환하는 것이다. 출장지나 여행지에서 해당 국가의 화폐가 없으면 필요하거나 원하는 물품을 얻는데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해외로 나가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집을 나서기 전에 지갑을 확인하는데 이 역시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이처럼 일상에서 필요하거나 원하는 물품은 현재 통용되는 화폐를 통해 대부분 교환이 가능하다.
그러나 일상에서 필요한 것이 물품만은 아닐 것이다. 특히, 미국의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John Naisbitt)가 제시한 것처럼 하이테크(high-tech) 시대를 넘어 하이터치(high-touch) 시대로 접어들면서 그 어느 시대보다 인간의 감정적인 측면이 부각되고 있는데 이는 화폐로 교환되기 어려운 영역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감정은 무엇을 통해 교환할 수 있을까? 상대방으로부터 받기를 원하는 감정이 있다면 나는 무엇을 주어야 할까?
근사치에 접근한 답 중 하나는 자신이 상대방으로부터 받고 싶은 감정을 상대방에게 먼저 전달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즉, 상대방으로부터 사랑받기를 원한다면 자신도 상대방을 사랑하는 감정을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사랑받기를 원하는 사람이 정작 상대방을 짜증나게 하거나 화나게 만든다면 사랑이라는 감정의 교환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감정이 교환되지 않는 마음의 공간에는 오해와 갈등이 자리 잡게 된다.
앞서 소개한 갑돌이와 갑순이를 다시 생각해보자. 만약 그들 중 한 명이라도 먼저 자신이 상대방에게 갖고 있던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고 서로가 감정교환을 했다면 훗날 각기 다른 장소에서 밤하늘에 떠있는 달을 보면서 울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번에는 자신을 다시 되돌아보자. 당신은 최근에 배우자, 자녀, 친구, 동료들과 어떤 감정을 교환했는가? 그 감정은 당신도 받거나 간직하고 싶은 감정이었는가?
혹시 당신이 받고 싶지 않은 감정을 상대방으로부터 받았다면 그 사람을 탓하기보다는 자신을 먼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아마도 당신이 먼저 그 감정을 상대방과 교환하고자 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