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아의 방주’ 터키 지즈레, 지옥에 온 것을 환영한다] Day 7-C: “신이시여, 저들의 죄를 사하여 주소서”
[아시아엔=이신석 분쟁지역전문기자]
Day 7-C
하늘나라에 계신 내 아버지
조서 작성이 끝나자 형사 14는 내가 병원에 가야 한단다. 터키는 인권국가이기 때문에 그렇단다. 병원에서 몸의 이상유무를 판정 받아야 풀어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마하고 일어설려니, 형사 15가 아버지 이름을 대라고 한다. 생년월일과 함께 적으라고 한다. 이 나쁜놈들 기어코 니들이 내 영혼을 죽이려 하는구나 끝까지···.
아버지!
남자에게는 세상을 살아가는 그 버팀목인 거룩한 아버지의 이름을 감히 쓰라고 하다니?
난 또다시 why?라고 하자 형사는 또다시 죽일듯이 덤벼든다. 그래 죽여라 이 나쁜놈들아!
‘아버지의 이름으로 죽는다면 영광입니다. 저를 데려가셔도 좋습니다’라는 생각에 미치는 순간 형사 14가 나에게 병원 진료 받을때 아버지의 이름과 생년월일이 필요하다고 설명해줬다.
기자는 작년 4월 김군을 찾아 터키-시리아 국경도시 킬리스(kilis)에서 경찰에게 잡혀가 치도곤을 당할 때도 아버지 이름을 적으라고 해서 모욕감에 상처를 입은적이 있었다. 왜 이슬람국가는 오래전의 상처를 다시 건드리는지 어떤 이유를 갖다대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병원에 도착하여 의사를 만나고, 커텐이 늘어진 진료침대에 이르렀는데도 형사 2는 나를 떠나지 않는다. 인권국가는 허울 뿐. 형사님과 같이 여기저기 맞은 상처에 멍이 생기지 않았는지 체크하는 허울 좋은 인권보호···.
그들은 기자를 태우더니 버스정류장에 내려주고는 내가 다른데로 가는지 한참동안 멀리서 주시하며 감시한다.
경찰차에서 내리는 것을 본 현지인들이 모여들어 괜찮냐고 걱정 해준다. 버스를 타고 미드얏으로 돌아오다 도시 한적한 곳에 내려선다. 그리고 미친듯이 석양을 따라 걷는다.
뺨에는 눈물이 흘러 내리고 오열이 결국 터져 나온다. Why? 왜?
오열의 근원을 찾으며 방황을 계속한다. 여러 상념이 뒤섞인 가운데 경찰서에서 있었던 해프닝이 자꾸 머리 속에 떠오른다.
신실한 무슬림 신도 형사 13은 시간이 되었는지 기도를 하러 자리를 비우려다가 나를 보더니 자신을 따라 하라고 한다.
하나 하나 던지는 단어와 문장을 그가 불러주는대로 따라한다.
모든 형사들은 킥킥 웃으며 나의 따라하는 모습을 보며 빈정대면서 웃길래 따라하는 것을 멈추었다.
그러자 모든 형사들이 따라하라고 부추긴다. 나로서는 도리가 없어 문장 끝까지 따라 했다. 그러자 모든 형사들이 박장대소 한다.
넌 이제 이슬람 신자가 되었다고 그들이 말한다. 당신이 따라 했던 말은 ‘무슬림’이 되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신이시여, 저들의 죄를 사하여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