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수명 75세시대②] 음주·흡연·비만 사회비용 23조···담배값 인상 금연효과 기대보다 11% 밑돌아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1월 4일 발표한 ‘주요 건강위험요인의 사회경제적 영향과 규제정책 효과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음주, 흡연, 비만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비용이 연간 23조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2013년을 기준으로 음주, 흡연, 비만 등 건강위험요인의 사회경제적 비용을 산출한 한 결과 음주로 인한 비용은 9조4524억원, 흡연은 7조1258억원, 비만은 6조7695억원으로 총 23조3477억원에 달했다. 비용을 성별로 보면 남성이 17조2000억원으로 여성의 6조2000억원의 2.8배에 달했다. 연령대별로는 50대 32.7%, 40대 21.3%, 60대 17.1% 등으로 40-60대가 71.1%를 차지했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은 지난 2005년부터 2년 간격으로 이들 건강위험요인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산출하고 있다. 2005년 13조5000억원에서 2007년 17조5000억원, 2009년 20조2000억원, 2011년 21조6000억원 등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지난 8년(2005-2013) 동안 사회경제적 비용의 증가폭이 가장 큰 건강위험요인은 비만으로 그동안 2.22배 늘어 흡연 1.62배와 음주 1.56배보다 증가폭이 컸다.

이에 만성질환 예방과 관리 강화를 위하여 생활습관 위험요인, 선행질환, 만성질환 관리를 종합적으로 연계한다. 즉 생활습관 위험요인은 흡연, 음주, 나쁜 식습관, 신체활동 부족 등이며, 선행단계(고위험군)는 고혈압, 이상지혈증, 비만, 당뇨병 전단계 등이며, 주요 만성질환은 심뇌혈관질환, 당뇨병, 만성호흡기질환, 암 등이다. 한국인 사망 원인의 81%는 심뇌(心腦)혈관질환, 암, 당뇨병 등 만성질환이다.

새해가 되면 연례행사인 금연(禁煙), 운동, 다이어트, 절주(節酒) 등을 시도하지만 작심삼일(作心三日)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즉, 단단히 먹은 마음이 사흘을 가지 못한다는 말처럼 한번 결심한 것을 끝까지 성취하는 것은 쉽지 않다. 미국 생리학자 월트 캐넌 박사가 주장한 이론에 따르면 ‘작심삼일’은 인류 생존을 위해 대대로 전해진 본능이라고 한다. 고대인(古代人)들은 위협적인 상황에 처했을 때, 투쟁(fight)하든지 아니면 도피(flight)하는 것을 선택해야 했다.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다가도 한두 번 계획이 어긋나고 승산이 없어 보이면 그 목표가 이기지 못할 것 같은 상대로 보이는 것이다. 이에 어려운 목표와 싸움을 포기하고 재빨리 도망침으로써 작심삼일이 되고 마는 것이다. 작심삼일을 극복하기 위한 특효약은 도망치지 않고 맞서 싸워 한번 기분 좋게 이겨 보는 경험을 하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초 담뱃세를 1갑당 2000원씩 올렸다. 요즘 담뱃세 인상에 따른 금연효과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담뱃갑에 경고(警告)그림 도입의 지연 등으로 인하여 당초 예상보다 흡연율 감소 효과가 적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시민단체 등은 처음부터 정부의 예측치가 부풀려져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담뱃세 인상은 흡연율(吸煙率) 감소보다는 세수(稅收) 증대에 목적이 있었다고 말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담배 판매량이 33억3000만갑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대비 23.7% 줄었지만 정부가 담뱃세를 올리면서 예상했던 34% 감소보다는 감소 폭이 대폭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연간 담배 세수는 당초 전망치보다 7000억원 가량 더 증가한 10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담배세수가 6조90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조6000억원이 늘어 증가율이 50%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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