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유스’와 울만의 명시 ‘YOUTH’②] ‘늙음’ 대리체험···아카데미·골든글로브·BAFTA 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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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유스> 포스터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청춘’의 첫 구절은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Youth is not a time of life; it is a state of mind; it is not a matter of rosy cheeks, red lips and supple knees; it is a matter of the will, a quality of the imagination, a vigor of the emotions; it is the freshness of the deep springs of life.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기간이 아니라 마음가짐을 말한다. 청춘이란 장밋빛 볼, 붉은 입술, 나긋나긋한 무릎이 아니라 씩씩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오르는 정열을 가리킨다. 청춘이란 인생의 깊은 샘에서 솟아나는 신선함을 뜻한다.”

울만은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뿌리치는 모험심, 그 탁월한 정신력을 뜻하므로 때로는 스무 살 청년보다 예순 살의 노인이 더 청춘일 수 있다. 나이를 먹는다고 누구나 늙는 것은 아니며 이상을 잃어버릴 때 비로소 늙는 것이다. 세월은 피부를 주름지게 하지만, 열정을 상실할 때 영혼이 주름진다. 그대가 기개를 잃고, 정신이 냉소주의와 비관주의의 얼음으로 덮일 때, 그대는 스무 살이라도 늙은이가 된다. 그러나 그대의 기개가 낙관주의 물결을 붙잡고 있는 한, 그대는 여든 살이어도 늘 푸른 청춘이다”라고 갈파했다.

영화 <유스>는 2014년 아카데미, 골든글로브(Golden Globe Awards), BAFTA 영화상을 석권하면서 전세계 주목을 받은 이탈리아의 젊은 거장 파올로 소렌티노(Paolo Sorrentino) 감독의 신작이다. 이 작품?역시 칸영화제의 경쟁부문을 비롯하여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받았으며,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월드 시네마 부문 상영작이다.

<유스>는 은퇴한 클래식 음악 작곡가 겸 지휘자 프레드(Michael Caine 役)와 그의 오랜 친구인 믹(Hakvey Keitel 役)은 스위스 알프스에 있는 리조트호텔에서 요양 겸 휴식을 즐기고 있다. 환상적인 스위스 로케이션을 통해 아름다운 풍광을 고스란히 스크린에 옮겨온다.

프레드와 믹이 묵고 있는 리조트호텔에는 새 배역을 갈망하는 젊은 배우, 미스 유니버스, 젊은 처녀 마사지사, 초고도비만(超高度肥滿) 상태인 왕년의 아르헨티나 축구선수 마라도나(Diego Maradona, 1960년生), 바이올린으로 ‘심플 송’을 연습하는 소년, 공중 부양한다는 동양인 수도승(修道僧), 암벽 등반가 등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지내고 있어 젊음과 늙음이 공존하는 세계의 축소판과 같다.

은퇴를 선언한 세계적 지휘자 프레드는 의욕을 잃고 산책과 마사지, 건강검진 등으로 무료한 시간을 보낸다. 이때 영국 여왕으로부터 그의 대표 곡인 ‘심플 송’을 연주해 달라는 특별 요청이 전해진다. 하지만 그는 거절한다. 한편 프레드의 오랜 친구이나 노장 감독인 ‘믹’은 젊은 스탭들과 생애 마지막 작품 준비를 위해 새 영화의 각본 작업에 매진한다.

누구나 알고도 모른 척하는 ‘늙음’을 <유스>는 인생의 끝에 관한 대리 체험을 제공한다. <유스>는 늙음을 비롯하여 우정, 사랑, 상실, 환멸 등을 경이롭고 아름답게 그렸다. 프레드는 사탕 포장지를 비비면서 과거 추억에 잠기지만, 믹은 마지막 명작을 뽑아낼 꿈에 부풀어 있다. 즉 한 사람은 과거에 붙잡혀 있고, 다른 한 사람은 여전히 미래를 꿈꾸고 있다. 이 영화는 단순히 죽음을 앞둔 노인들의 추억 회상담이 아닌, 여전히 끝나지 않은 인생의 아름다운 순간들을 포착해내는 미래지향적인 영화이다.

이 영화는 종장(終章)에 이르러 두 사람의 엇갈린 행로를 보여준다. 즉, 영화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넘쳐 생애 마지막 작품을 준비하지만 여배우 브렌다(제인 폰다 역)로부터 영화 출연을 거절당해 실의에 빠진 믹은 프레드와 이야기 끝에 베란다로 나가 투신자살한다. 반면에 프레드는 믹이 죽고 난 다음에 영국에 건너가 여왕(女王)과 필립공 앞에서 오케스트라(BBC Orchestra) 연주를 지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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