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아름다운 나눔①] 저커버그가 딸 생일에 축하편지와 함께 한 일은?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전문기자] 2015년을 마무리하는 12월, 차가운 바람이 부는 지난주 초에 훈훈한 기부 소식이 우리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었다. 지난 1일 세계 최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 창업자 겸 CEO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gergㆍ31)와 소아과 전문의인 아내 프리실라 챈(Priscilla Chanㆍ30) 부부가 딸의 출생을 축하하며 페이스북 소유 지분의 99%(450억 달러ㆍ약 52조2200억원)를 기부한다고 발표했다.
이 기부금으로 유한책임회사(LLC)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Chan Zuckerberg Initiative)’를 출범시켜 ‘제2의 사업’으로 개인 맞춤형 학습, 질병 퇴치, 인간관계 증진, 강한 공동체 만들기 등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사업을 할 계획이다. 저커버그는 나이 서른에 시가총액 3030억 달러(약 350조원)짜리 회사 페이스북을 일구었다.
저커버그는 미국 뉴욕주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치과의사였으며, 어머니는 정신과 의사였다. 페이스북은 2003년 10월 당시 하버드대 2학년 학생이었던 마크 저커버그가 페이스매시(Facemash)라는 이름으로 하버드대학생을 대상으로 출발한 SNS가 2012년 10월 이용자가 10억명에 이르렀으며 계속 성장하였다.
백악관은 “오늘 두 분의 발표는 미래 세대가 출신에 따라 차별받지 않고 성공을 향한 균등한 기회를 갖도록 이끌어 갈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가족의 새로운 장(章)을 열어가는 두 분에게 축복이 깃들길 빈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세계의 명사들은 저커버그 부부가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큰 기부를 하게 된 데에 찬사를 쏟아냈다. 세계 1위 부호인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주 빌 게이츠(60)와 그의 아내 멀린다 게이츠(51)도 “저커버그 당신이 말한 것처럼 지금 심은 씨앗이 자라나 앞으로 수십 년 동안 결실을 볼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저커버그 부부의 기부가 모두 이뤄지면 기금 규모가 410억 달러(약 47조5500억원)인 빌 & 멀린다 게이츠 재단(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을 넘어서는 또 다른 거대 자선재단이 만들어진다. 빌 게이츠는 단순히 기부만 하는 것보다는 상황을 진단하고 효과적인 정책을 세우고 적극적인 기부에 전념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직을 사임하고 2000년 설립한 게이츠 재단을 설립했다. 재단의 운영 목적은 국제 보건의료 확대와 빈곤 퇴치, 그리고 미국 내에서는 교육 기회 확대와 정보 기술에 대한 접근성 확대 등이다.
‘소박한 청년’ 저커버그는 3000만원대 폴크스바겐 승용차(골프)를 타고 다니며, 즐겨 입는 옷은 회색 티셔츠와 모자달린 후드 재킷, 그리고 페이스북 최고경영자이지만 연봉은 고작 1달러다. 저크버그는 아내 출산에 맞추어 2개월간 휴가를 사용할 것이며, 또한 모든 페이스북 직원에게 4개월간의 유급 출산휴가를 보장하기로 했다.
2012년 9월 마크 저커버그(28)는 프리실라 챈(27)과 캘리포니아 팰러 앨토(Palo Alto)에 위치한 자신의 집 뒷마당에서 100명 정도의 하객이 초대된 가운데 ‘작은 결혼식’을 올렸다. 이들 부부는 저커버그가 하버드대에 재학 중이던 2003년 한 파티에서 만난 이후 9년 동안 교제를 하였다. 챈은 중국계 미국인 2세로 하버드대에서 생물학, 캘리포니아 의대를 졸업한 소아과(pediatrics) 전문의다.
저커버그 부부는 2015년 7월 임신 사실을 공개하면서 “지난 2년 동안 아기를 가지려 노력했고, 3차례 유산을 겪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저커버그는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부부가 딸을 안고 있는 사진과 딸 맥스(Max)에게 보내는 편지를 공개했다.
<A letter to our daughter> Dear Max, Your mother and I don’t yet have the words to describe the hope you give us for the future. Your new life is full of promise, and we hope you will be happy and healthy so you can explore it fully.
이같은 첫 문장을 시작으로 3쪽에 달하는 편지를 딸에게 썼다.
저커버그는 딸에게 쓴 편지에서 “모든 부모들처럼 우리도 네가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에서 자라기를 바란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기부 동기를 설명했다. 또 “사람들이 잠재력을 실현하도록 돕고 평등을 장려(advancing human potential and promoting equality)해야 한다. 너를 사랑해서이기도 하지만, 다음 세대 모든 어린이들을 위한 도덕적 의무이기도 하다”고 적었다. 저커버그 부부는 자신들의 기부가 다음 세대를 위한 투자이며 변화를 위한 의무라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