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아름다운 나눔②] 사랑의 열매 ‘1억 기부 아너 소사이어티’ 8년간 총 가입자는?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전문기자] 미국의 5대 갑부로 전설적인 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Warren Buffetㆍ85)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는 2006년 게이츠재단에 재산의 99%를 기부하기로 선언했다. 빌 게이츠는 45세 때 ‘빌 & 멀린다 게이츠재단’을 설립하고 전 재산의 95%를 기부했다. 이들 두 사람은 전 세계 부자들에게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도록 독려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미국 IT(정보통신)업계에서 거액 기부가 이어지고 있다. 피에르 오미디아 이베이 회장,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 창업자, 폴 앨런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 등이 2억 달러(약 2320억원) 이상을 기부했다. 이런 거액 기부 행렬을 ‘자선 자본주의’라고 부르기도 한다.
미국 부자들의 삶의 방식은 젊었을 때는 근면한 기업가 정신으로 돈을 벌고, 성공한 후엔 재산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하여 사림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우리나라 부자들은 사회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아 이룩한 자신의 부를 사회에 환원하지 않고 자식들에게 물러주고 있다. 예를 들면, 자녀 출생 기념으로 회사 주식부터 선물로 주고 있다.
선진국의 기부자들은 돈을 내면서 발표하는 선언문을 통해 기부의 명분과 사용처를 통해 사회의 어떤 문제를 공략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철학을 언급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 기업체 사장들은 사회 발전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단발성 기업체 홍보수단에 그치는 수준 낮은 기부가 대부분이다. 또한 개인 기부도 정기적이 아닌 ‘연말연시 불우이웃돕기’와 같은 일회성 기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경제규모가 세계 14위인 우리나라 기업과 개인은 기부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어느 정도 갖춰가고 있으나 실제 기부는 저조한 편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개인기부 수준은 0.54%로 미국 1.67%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15세 이상 기부 참여율은 34.5%(2014년 기준)로 국민 10명 중 3명 안팎에 그치고 있다.
영국의 자선지원재단(CAF)은 매년 전 세계 145개국 15만명을 대상으로 ‘세계기부지수’를 조사ㆍ발표하고 있다. 2015년 기부와 나눔을 가장 잘 실천한 국가로 미얀마가 선정된 이유로 미얀마 사람들 중 92%가 기부 경험을 갖고 있다는 것을 들었다. 같은 조사에서 우리나라는 64위를 차지하여, 우리가 상대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호의적이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미얀마의 1인당 GDP는 우리나라의 20분의 1도 채 안되지만, 이들의 나눔은 일상생활로 자리잡고 있다.
기부자들은 기부에 앞서 기부금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지 열정적으로 고민하여야 한다. 즉 세상의 수많은 문제 중 공략이 가능한 것을 찾아내는 ‘해커의 정신’이 기부에도 필요하다고 한다. 최근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이 전 재산 2000억원을 ‘나눔, 통일의 시작입니다’라고 홍보하는 통일나눔펀드에 기부하여 한반도 통일을 열망하며 준비하고 있는 국민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1998년 11월 설립된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2007년 12월부터 개인 고액(1억원 이상)기부자를 대상으로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를 만들었다. 2008년 6명, 2009년 11명, 2010년 31명, 그리고 지난해는 272명이 회원으로 가입하여 2015년 11월20일 기준 총 930명이 1013억원을 기부했다. 고액 기부자들의 47.2%는 기업인, 13.4%는 전문직, 4.7%는 자영업자 등이며, 공무원 13명, 방송/연예인 10명, 스포츠인 8명도 1억원 이상 기부했다. 아너 소사이어티 설립 후 지난 8년 동안 가입한 사람 수가 1000명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필자는 부족하나마 지난 1999년 회갑(回甲) 때 1억원, 그리고 2009년 고희(古稀) 때 1억원을 사회에 환원하면서 매년 회갑 또는 고희를 맞이하는 사회 지도층 1천명이 1억원씩 기부하여 1천억원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고 언론 인터뷰(조선일보 2009년 12월 12일)를 통해 촉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