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아름다운 나눔③] 회갑 후 10년간 해외여행 안 한 이유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필자는 1965년부터 1989년까지 25년 동안 국제연합아동기금(UNICEF)에서 근무하였으며, 1990년부터는 한국청소년연구원, 한국청소년자원봉사센터, 국가청소년보호위원회 등에서 활동한 ‘봉급생활자’였다. 정년퇴임 후에는 ‘연금생활자’가 되었다.

1994년 가을 EBS 라디오 ‘명사와의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1시간 동안 필자가 살아온 경험 등을 이야기하였다. 방송 말미에 사회자가 앞으로 계획에 관한 질문에 아동학대예방, 청소년보호육성, 모유수유권장, 금연운동 분야에 힘쓰겠다고 답하면서, 회갑 때까지 돈을 모아 기부하겠다고 말했다.

방송 출연 후 약속을 지키기 위하여 하루 교통비, 점심값 등으로 5천원만 쓰면서 근검절약(勤儉節約)하는 생활로 매월 수입에서 200만원씩 5년 동안 저축하여 1999년 회갑 때 1억원을 장학기금, 복지기금 등에 기탁하였다. 회갑(60세)때 기부한 1억원이 유용하게 사용되는 것을 인지한 후 고희(70세)때도 1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스스로 약속을 하고 매월 100만원씩 은행에 저금을 하여 지난 2009년 1억원을 기부하였다.

회갑 후 10년 동안 근검절약을 실천하기 위해 해외관광여행은 하지 않았다. 외국행 비행기에 탑승한 것은 통일부의 ‘대북지원사업 전문가’ 자격으로 2007년 10월 27일 중국 베이징(北京)을 경유하여 평양을 방문한 것이 유일하다. 북한에 지원한 보건영양사업 평가를 위해 평양에 체류한 3박4일 소요 경비와 항공료 등은 통일부에서 부담하였다.

필자는 회갑과 고희 잔치를 대신하여 서울 청량리 소재 다일공동체(최일도 목사)에서 가족과 함께 ‘밥퍼’ 봉사와 급식비를 지원하여 노숙자 등 불우이웃들에게 무료급식을 하였다. 또한 팔순(80세)때까지 1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기 위하여 매달 100만원씩 저축을 하여 이미 5천만원을 대학교 장학금으로 기탁했으며, 지난 11월 30일에는 사단법인 대한보건협회 회관건축기금으로 1천만원을 전달했다. 앞으로 4천만원(심장병 어린이 수술비 지원 3천만원, UNICEF 북한어린이 돕기 1천만원)을 기부하면 2019년 12월 팔순까지 ‘3억원 사회환원하기’를 마무리하게 된다.

필자의 주장은 근검절약하면 ‘봉급생활자’도 회갑 때 1억원, ‘연금생활자’도 고희 때 1억원을 기부할 수 있으므로 매년 회갑 또는 고희를 맞이하는 50만명이 넘는 우리나라 국민 중에서 사회지도층 1천명이 1억원씩 기부하면 매년 1천억원이 사회에 환원되어 다양한 복지사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빈손으로 태어났다가 빈손으로 떠나가기 때문에 인생을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라고 한다. 따라서 이 세상에 내 것은 하나도 없다고 볼 수 있다. 사회생활을 통해 쌓은 부의 일부를 다시 사회로 돌려준다는 취지로 사회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은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Noblesse Oblige’ 정신으로 ‘1억원 사회환원하기 운동’에 동참해야 한다.

요즘은 기부를 다양한 방법으로 실천할 수 있어 언제 어디서나 기부에 참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 기부’ 사이트가 있어 마음만 있으면 ‘클릭’만으로도 기부에 참여할 수 있다. 또한 사이버 기부는 기부하려는 사람과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개인이나 단체를 연결시켜주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재미를 뜻하는 펀(fun)과 기부를 의미하는 도네이션(donation)을 합친 ‘퍼네이션(funation)’ 즉 ‘즐거운 기부’가 요즘 유행이다. 예를 들면, 지난 2014년 여름 미국에서 시작되어 SNS를 타고 전세계로 확산된 ‘아이스 버킷 챌린지(Ice Bucket Challenge)’가 대표적이다. 참가자들이 루게릭병 환자를 돕기 위하여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재미난 방식을 활용해 모금을 하였다. 즐거운 이벤트로 기부를 유도한 것이 인기몰이의 비결이었다.

현대인은 나눔이 더욱 적극적이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나눔이란 일상생활에서 다른 사람과 시간, 돈, 재능 등을 주고받으며 행복한 공동체를 만드는 활동을 말한다.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것은 모두 다른 사람의 덕으로 은혜를 입으며 생활하고 있다. 이에 혜택을 많이 받은 사람이 혜택을 적게 받은 사람에게 나누어 주는 것은 사회적 의무라고 생각해야 한다.

우리나라 최초 종합병원인 세브란스병원을 1904년 설립한 미국의 자선사업가 세브란스(Louis H. Severanceㆍ1838-1913)는 “받는 기쁨보다 주는 기쁨이 더 크다(You are no happier to receive it than I am to give it.)”고 말했다. 우리나라 ‘기부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하여 사회지도층이 앞장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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