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사 합법화③] ‘요람에서 무덤까지’서 웰빙~웰에이징 거쳐 ‘웰다잉 시대’ 활짝 열려야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연명의료계획서(POLST)는 사전의료의향서(AD)를 보완해 준다. POLST는 중태의 환자가 현재 또는 앞으로 닥칠 상태가 어떠할지 의사와 상의해 함께 작성한다. 이에 의료진이 POLST를 보면 어떤 진료를 해야 할지를 알 수가 있다. 그러나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려면 병원과 요양원, 호스피스 사이의 공조체계가 필요하다.

호스피스 의료 대상을 확대하였으므로 호스피스 의료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므로 호스피스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 중앙과 권역별 호스피스센터를 지정할 때는 국공립 의료기관을 우선하여 지정하도록 했다. 삶과 죽음의 의미와 가치를 널리 알리고 범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며, 호스피스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하여 매년 10월 둘째 주 토요일을 ‘호스피스의 날’로 정하고 취지에 부합하는 행사와 교육 및 홍보를 실시한다.

보건복지부장관은 ‘국가호스피스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호스피스 정책의 기본방향, 목표, 지원 등을 포함한 종합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여야 한다. 호스피스를 위하여 말기환자의 적정한 통증관리 등 증상 조절을 위한 지침 개발 및 보급, 호스피스 전문 인력의 양성 등의 사업을 실시하여 한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호스피스사업에 드는 비용, 호스피스전문기관에 대한 재정적 지원 등에 대하여 예산 또는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른 국민건강증진기금에서 그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다.

호스피스(hospice) 제도의 유래는 중세기에 성지 예루살렘으로 가는 성지 순례자나 여행자가 쉬어가던 휴식처라는 의미에서 유래되었다. 그리고 아프거나 죽어가는 사람들을 위하여 장소를 제공하고 필요한 간호를 베풀어 준 것이 그 효시가 되었다. 호스피스 운동은 중세의 행려병자나 악성 질환의 말기환자로 몸을 의지할 곳이 없는 사람 등을 수용한 ‘가톨릭(천주교)계’와 1967년 영국 런던에 설립된 세인트 크리스토퍼 호스피스로 대표되는 ‘프르테스탄트(개신교)계’가 있다.

오늘날에는 이들 중 영국의 런던에서 시실리 손더스(Cicely Saunders)가 창설한 성 크리스토퍼 호스피스(St. Christopher Hospice)의 사상과 실천이 세계 호스피스 운동에 큰 영향을 미쳐서 현대 호스피스 운동의 모태가 되었다. 미국에서는 1968년 호스피스 가정간호가 시작되었으며, 1981년 호스피스 법안이 제정되었다. 우리나라는 1965년 강릉 갈바리 의원(마리아의 작은 자매회)에서 임종자 간호를 시작한 것이 호스피스의 시초였다.

현재 호스피스는 불치(不治)질환의 말기 환자와 가족에게 가능한 한 편안하고 충만한 삶을 영위하도록 하는 총체적인 돌봄의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다. 즉, 죽음을 앞둔 말기환자와 그의 가족을 사랑으로 돌보는 행위로 남은 여생동안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영적인 돌봄을 통해 삶의 마지막 순간을 편안하게 맞이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사별 후 가족, 특히 배우자가 고통과 슬픔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총체적인 돌봄(holistic care)을 뜻한다.

호스피스의 종류에는 독립형, 가정형, 병동형, 산재형 등이 있다. 독립형 호스피스는 가정적 분위기의 독립건물을 지어 호스피스 활동을 하는 것이며, 가정 호스피스는 환자 가정에 전문 봉사자와 의료진이 방문해 돌보는 것을 말한다. 병원 내 일부 병동 및 병실을 이용하는 것이 병동형 호스피스이며, 산재형 호스피스는 호스피스 병동이 따로 설치되어 있지 않아서 다른 환자들과 섞여 입원해 있으면서 봉사를 받는 형태다.

우리나라는 지난 7월 15일 말기 암 호스피스(입원) 건강보험 수가가 도입된 후 호스피스 전문기관은 64개 기관, 1053병상으로 확대됐다. 보건복지부는 호스피스 제도 안정화를 위해 가정 호스피스 도입 등을 추진하고 있다. 가정 호스피스는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이 정기적으로 환자를 방문하고, 24시간 전화 상담이 가능한 형태로 설계중이다.

현대인의 관심이 웰빙(Well-being)에서 웰에이징(Well-aging)으로 특화되면서 함께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웰다잉을 위해서 정부차원의 호스피스 병상 확충이 시급하다. 아울러 장애인ㆍ노숙자ㆍ빈민 등 사회소외계층까지 고려한 호스피스 지원책도 마련되어야 한다. 정부는 인간의 죽음이 존엄한 삶의 마무리가 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 추진에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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