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불청객 호흡부전②] 호흡곤란 5단계···청소·대화 등 일상생활 어렵다면 치료 필요
[아시아엔 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이만섭 전 국회의장의 사인인 호흡부전(呼吸不全, respiratory failure)이란 호흡계통에 의한 부적절한 가스 교환을 말하며, 호흡부전이 일어나면 동맥 산소 및 이산화탄소 수준이 통상 범위 안에서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생체가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호흡부전은 폐질환으로 인한 경우를 비롯하여 호흡중추의 이상, 호흡근 마비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생긴다.
호흡부전 중 대표적인 질병이 급성호흡곤란증후군(急性呼吸困難症候群, acute respiratory distress syndrome)이다.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이란 패혈증, 외상, 약물중동 등 다양한 내과적, 외과적 질환들과 연관되어 호흡부전, 심한 동맥혈 저산소혈증, 폐침윤 등을 보이는 임상(臨床)증후군을 말한다.
사람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몸속의 여러 장기가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해야 하지만, 특히 ‘숨을 쉴 수 있는’ 정상적인 폐의 기능이 필수이다. 이에 우리는 흔히 사람이 사망했을 때, ‘숨이 끊어졌다’ ‘숨졌다’는 표현을 한다. 우리 몸의 폐는 체외의 공기를 체내로 흡입하여 체내에 필요한 산소를 혈액에 공급하고, 대사(代謝)산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체외로 배출하는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호흡곤란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2년 207,025명에서 2014년 238,193명으로 3년간 15.1% 증가했다. 호흡장애(dyspnea)이라고 말하는 ‘호흡곤란’은 의식적으로 애쓰지 않으면 숨쉬기가 어렵거나 숨 쉴 때 아픔이 동반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환자가 주관적으로 “숨쉬기가 어렵다”, “숨쉬기가 불편하다”, “숨이 가쁘다”,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다” 등으로 표현하는 것을 ‘호흡곤란’ 증상으로 본다.
미국-유럽 호흡기학회가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의 정의를 1994년에 발표하기 전까지는, 역학조사마다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의 정의가 달라 발생율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어려웠다. 즉, 1977년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미국에서 연간 10만명 당 75명의 환자가 발생한다고 보고하였으나, 그 뒤 발표된 조사에서는 연간 10만명 당 1.5명에서 8.3명 정도로 낮은 발생율이 보고 되었다. 최근 미국 국립보건원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연간 인구 10만명 당 64명이 발생한다.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의 주된 증상은 심한 ‘호흡곤란’이다. 호흡곤란이 생기는 이유는 급성호흡곤란증후군 환자의 폐포(허파꽈리)는 짜부라져 있고, 공기 대신 물로 채워져 있다. 물로 채워진 폐포를 부풀리려면 큰 압력이 필요하다. 이 압력을 생성하기 위해 호흡근육이 일을 많이 하게 되므로 환자는 호흡곤란을 느끼게 된다.
호흡곤란 단계는 심한 운동을 할 때만 호흡곤란을 느끼면 1단계이며, 오르막길이나 계단을 오를 때는 호흡곤란을 느끼지만 평지에서는 건강한 동년배와 비슷하게 걸을 수 있다면 2단계이다. 평지에서 건강한 동년배보다 천천히 걸어야 하지만 1,500m 이상은 걸울 수 있다면 3단계이며, 평지에서 100m 정도만 걸어도 숨이 차면 4단계, 그리고 약간만 움직여도 숨이 차서 외출뿐 아니라 청소와 대화 등의 일상생활을 하기 어렵다면 호흡곤란 5단계이다.
호흡(respiration)은 외호흡과 내호흡으로 구분한다. 외호흡(外呼吸)은 폐(폐포)와 모세혈관 사이에서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분압 차에 의한 기체교환으로 공기 중으로 이산화탄소를 내보내고 산소를 받아들이는 작용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코나 입으로 숨쉬는 것을 호흡으로 보는 경우이다.
내호흡(內呼吸)은 폐에서 받아들인 산소를 혈액속의 헤모글로빈(hemoglobin)이 세포내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로 운반해주면 미토콘드리아에서 산소를 이용하여 포도당과 같은 영양분을 분해시켜서 에너지를 얻는 작용을 말한다. 이때 포도당은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고 세포내 모든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가 생성되어 생물체의 기능이 유지된다.
우리는 에너지를 얻기 위해 음식물을 먹는다. 에너지는 음식물의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과 같은 영양소들이 미토콘드리아에서 산소를 이용한 산화과정에 의해 생긴다. 따라서 내호흡을 진정한 의미의 호흡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에서 생성된 이산화탄소는 혈액을 통해 이동하다가 폐포의 모세혈관에서 기체의 분압차에 의한 확산에 의해 폐포로 내보내진다.
체내로 흡입된 산소는 혈액 내로 이동되어 혈액순환을 통해 체내의 모든 장기의 세포에 공급된다. 세포내에서는 산소를 이용해 미토콘드리아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며, 이는 세포의 생존에 필수적이다. 따라서 산소 공급이 중단되면 세포가 죽어서 장기가 기능을 못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