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의 여왕’ 박근혜, 김무성 물리고 반기문 올릴 수 있을까?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야당이 ‘문재인당’과 ‘안철수당’으로 분화되고 있다. 한국 정치의 기본은 지역정서다. 문재인에게 비호감인 호남이 안철수의 부인이 전남여고 출신이라는 점에 위안을 가지면서 ‘호남의 사위’ 안철수를 밀어주고 있는 형국이다.

김대중은 자신이 호남의 맹주이니 노무현의 부산 표를 합하면 된다는 철저한 지역감정을 이용해 노무현 정부를 출범시키는데 성공했다. ‘바보 노무현’에 열광하는 민심은 그 다음이었다. 그러나 김대중은 노무현에 완전히 배신당했다. 임동원, 신건의 구속은 김대중을 면전에서 후려친 것 이외에 다름이 아니다.

호남민심은 여기에 분노하였다. 안철수 신당이 뜨고 있는 것은 호남인의 반 문재인 정서 이외에 달리 설명할 것이 없다.

여당도 분열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김무성에게 확실한 언질을 주지 않고 있다. ‘매끄러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여기에 파고들고 있다. 모두들 ‘박근혜 이후의 권력’에 대한 계산으로 산지사방(散地四方)이다.

‘선거의 여왕’은 지금까지는 통하는 계산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김무성의 응집력은 강해진다. 대구 경북의 지역정서에 안주하여 ‘오고쇼’ 노릇을 하려는 박근혜의 바람은 희망일 뿐,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

여당과 야당이 사분오열하여 1987년 체제가 분화되는 것은 한국 정치가 환골탈태할 수 있는 기회다. 한국 정치는 현재로는 안 된다. 국회는 선진화법으로 마비되어 있는데 대통령은 이를 개정하려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국회의장에 대해서만 요구하고 있다.

근본적인 문제를 건드리지 않고 언 발에 오줌 누기 식으로 문제를 풀려한다. 세종시와 4대강에 관한 오류를 한사코 인정하지 않으려 않는 자세 위에서 국정이 꼬여간다.

새롭게 구성되는 20대 국회는 ‘1987년 체제’의 최악의 졸작인 19대 국회를 철저히 부정함으로써 시작하여야 한다. 국회가 국민을 위해 일하지 않고 국민 위에 서서 최고의 갑질을 하고 있다. 국회는 젊은이들을 절망으로 몰아넣는 기득권의 집합이다.

그런데 근본적 변화가 정치인들의 각성에 의해 자발적으로 이루어지길 기다리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와 다름없다. 국민들이 선거에서 심판하여야 한다. 그러나 이것도 크게 기대하기는 어렵다.

앞으로 여야의 분열이 가속화되어 양당체제가 붕괴되고 4각 구조가 성립되면 이는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정치구조다. 다수당 체제가 되면 현재의 양당 과두독점체제는 지형이 달라진다. 여기에 필연적으로 신인들이 수혈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문재인, 안철수, 김무성, 박근혜의 4각 구조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1987년 체제는 6.10시민항쟁의 결과다. 그러나 양김이 다투다가 정권 교체에 실패했고, 다시 YS가 민정당에 투항하여 여소야대의 민심이 왜곡되었다. 여기까지는 이미 일어난 역사다.

되돌릴 수는 없다. 그러나 앞날을 설계하는데 이 과거를 철저히 돌이켜보는 것은 무용한 것이 아니다. 다당제를 성공적으로 꾸리고 있는 독일의 경우를 참조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현재의 창조적 파괴는 의회민주주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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