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애’ ‘꽃벵’ ‘빠삐용의 키친’···메뚜기·굼벵이 등 ‘수퍼푸드 식용곤충’ 차세대 먹거리 뜬다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마가복음서 제1장 6절에 “요한은 낙타 털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 띠를 띠고, 메뚜기와 들꿀을 먹고 살았다”고 기술돼 있다. 필자도 어렸을 때 가을철 논에서 벼메뚜기를 잡아 구워먹은 추억이 있다.

지난 5월12일 열린 '곤충산업 기획전시회’에서 어린이 관람객들이 곤충을 재료로 만든 쿠키, 양갱 등 요리를 맛보고 있다.
지난 5월12일 열린 ‘곤충산업 기획전시회’에서 어린이 관람객들이 곤충을 재료로 만든 쿠키, 양갱 등 요리를 맛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곤충은 지구상에 생존하고 있는 150만 생물종 중 60% 이상인 90여만종이 있다. 그 중 50% 이상은 인간의 미래 대체식량자원으로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곤충은 적은 사료와 물로 엄청나게 번식하기 때문에 330㎡(100평)에 1톤의 사육이 가능하다.

가축사료 1/10 비용으로 동일한 분량의 단백질을 얻을 수 있다. 즉 소고기 1kg을 얻으려면 사료가 10kg이 필요하지만, 곤충은 1.7kg 정도면 충분하다. 농촌진흥청의 육류 단백질과 곤충 단백질 비교자료에 의하면 100g당 단백질 함유량은 △돼지고기 15.8g △소고기 20.8g △귀뚜라미 26.4g △갈색거저리 50.32g △벼메뚜기 70.4g이다.

가난에 굶주리고 있는 우간다 어린이들의 모습
가난에 굶주리고 있는 우간다 어린이들의 모습

UN식량농업기구(FAO)는 세계인구가 2050년 약 90억명으로 증가하고, 2100년에는 110억명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곤충은 인류의 미래 대체식량 자원으로 각광받을 수 있다고 했다.

지난 5월 19일 곤충의 식품활용, 그 가능성과 전망을 중심으로 ‘미래 식량자원으로서 곤충식품의 활용 학술포럼’이 서울에서 개최되었다. 박규택 강원대 명예교수는 ‘21세기 미래 생물자원으로서 곤충’ 발제를 통해 지구상에 생존하는 전 생물의 60% 이상 차지하고 있는 곤충의 생태학적 가치와 경제학적 가치를 비롯하여 천적으로서 가치와 화분매개자(花粉媒介者)로서의 가치 등을 소개했다. 그는 “앞으로 곤충이 식량자원으로서의 가치가 매우 중요하게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40여년 동안 우리나라와 동남아지역에서 독충과 싸우면서 나방류를 수집하고 분류하여 500여종의 나방류 신종(新種)을 찾아 학명을 붙였다고 소개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이규성 농업생물부장은 ‘미래 식량자원으로서 곤충식품의 개발과 전망’이란 주제발표에서 “미래 식량자원으로서 곤충 식품산업이라는 새로운 분야의 개척을 위해서는 다양한 레시피, 메뉴, 제품개발, 특수의료용, 기능성식품 개발과 활용으로 소비 확대 및 부가자치 극대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정착할 수 있다”고 했다.

식품안전처 서세정 식품위해평가부장은 ‘곤충식품의 안전성 평가’ 토론에서 “식품으로서의 안전성이 매우 중요하다”며 “곤충의 안전성을 체계적으로 평가하기 위하여 곤충의 생물학적 특성을 고려하여 ‘식품원료 인정 세부심사기준’이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검토항목은 △국내ㆍ외 섭취경험 △사육환경ㆍ방법 및 제조방법 △성분 △중금속 등 특성 △독성(毒性) △섭취량 평가 등 안전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식품원료로 사용가능 여부를 판단한다.

경민대학교 호텔외식조리과 김수희 교수는 ‘곤충식품의 양양학적 평가’ 토론에서 “유엔식량농업기구는 곤충이 식량안보의 미래라고 판단하여 식용곤충의 연구와 보급을 권장하고 있다”며 “따라서 미래 식량안보를 위한 지속가능한 친환경 먹을거리로서 우수한 단백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식용곤충이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식용곤충은 철저한 독성검사를 통해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영양도 매우 풍부하다. 또한 식용곤충은 온실, 비닐하우스 등에서 키우기 때문에 자연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으며, 농약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유기농산물보다도 더 안전하다.

곤충 식품에 대한 혐오감이나 거부감을 없앨 수 있도록 가루로 만들어 제품에 첨가하는 등 신제품 개발과 의학적 기능성을 부각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맥시코산 곤충가루가 유럽으로 추출되어 빵이나 파스타 등에 첨가되고 있다.

2010년 ‘곤충산업육성법’ 시행 이후 농촌진흥청의 여러 연구사업 중 곤충의 식품원료 등록은 미래 대체식량에 대한 초기 연구 성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 새로운 식품원료로 3종(갈색거저리 유충, 희점박이꽃무지 유충, 장수풍뎅이 유충)을 인정받는 성과도 올렸다.

농촌진흥청은 식용곤충 분말제조 조건을 확립하여 절식, 세척, 멸균, 동결건조 등의 순서를 거치도록 했다. 식용곤충의 영양성분인 3대 영양소와 무기질, 아미노산, 지방산 조성 등을 분석했다. 또한 일반 독성과 유전독성(복귀돌연변이, 체외염색체 이상, 체내소핵시험) 평가를 통해 인체 무해성(無害性)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 또 식용곤충 시제품(試製品)을 제형, 포장용기, 재질, 포장방법, 표기사항, 유통기한 등을 설정하여 체계적으로 제조하였다. 이외에 식용 곤충의 다양한 기능성과 메카니즘 분석을 통해 항비만성(抗肥滿性)과 항치매성(抗癡?性)에 관한 연구도 시행하였다.

그동안 국내에서 식용으로 제조나 판매 가능한 곤충은 식품공전(食品公典)에 등록된 누에번데기(백강잠), 메뚜기 외에는 전무했으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4년 7월 식용으로 갈색거저리 애벌레를 허용했다. 또 흰점박이 꽃무지 애벌레와 장수풍뎅이도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애벌레’라는 단어에 거부감과 혐오감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아 농촌진흥청은 식용곤충 이미지 쇄신을 위해 새로운 명칭을 일반에게 공모를 실시하여 갈색거저리 애벌레는 맛이 고소해서 ‘고소애’, 흰점박이 꽃무지 애벌레는 꽃과 굼벵이를 합해 ‘꽃벵’이라는 애칭을 붙였다.

곤충 요리는 요리사들의 호기심과 도전정신을 자극하는 식재료이므로 요리 전문가들이 곤충요리 개발에 나서고 있다. 곤충요리는 재료 비율을 철저히 지켜야 제대로 된 맛이 난다. 영양성분이 많다고 무조건 많이 넣으면 먹을 수 없을 정도가 되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또한 곤충 요리의 큰 장애는 이취(異臭)로서 곤충 특유의 잡냄새로 인하여 자칫하면 요리를 망칠 수 있다.

<사진=농림수산식품기술평가원>

지난 7월 14일 농림축산식품부 주최로 제2회 곤충요리 경연대회가 열렸다. 지난해보다 참가팀이 3배 늘어난 120개팀이 경연한 대회에서 롯데호텔 이동욱 조리장과 박종민 조리사의 작풍인 곤충 짜장면, 소시지, 두부선, 수프 등 4종 세트가 1등상을 수상했다. 짜장면을 파스타 면으로 만들고, 반찬으로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두부선이나 소시지에 곤충 재료를 넣어 활용도를 높였다.

음식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전통 한식에 곤충을 응용할 가능성이 풍부하다고 보고 있다. 즉, 된장이나 고추장에 곤충 분말을 섞으면 다양한 변신이 가능하다. 곤충요리 수요가 높아지면서 가격도 낮아지고 있다. 예를 들면, ‘고소애’의 경우 몇 년 전에는 kg당 7만원 정도였으나, 사육 농가가 늘면서 최근에는 kg당 1만3000원 정도이다.

최근 서울에 식용곤충 전문 레스토랑이 등장했다. 한국식용곤충연구소 김용욱 대표가 서울 중구 신당동에 ‘빠삐용의 키친(Papillon’s Kitchen)’을 개업했다. 파스타, 마카롱 등 모든 메뉴에 곤충이 들어간다. 식용곤충을 잘게 다지거나 빻아서 가루로 넣기 때문에 먹어 봐도 곤충이 들어갔다고 느낄 맛은 거의 없다. 식용곤충이 머지않아 프렌차이즈 식당의 메뉴판에도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지구상에서 최대의 생물 군단인 곤충이 인간의 일상 먹거리로 성큼 다가오고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한 이상 기후의 잦은 발생은 인류의 식량 문제와도 직결되어 식량 위기가 올 수 있다. 이에 대체식량으로 식용곤충 수요증가를 위한 식용 및 약용 등 다양한 형태의 곤충산업 육성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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