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①진단과 치료] 개(犬)가 최고 잘 한다···이탈리아서 셰퍼드 통해 900명 검사 99% 적중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남성에게만 존재하는 전립선(prostate)은 방광 아래 부분에서 요도를 반지처럼 감싸고 있으며, 골반 깊숙이 위치하고 있다. 전립선 바로 뒤쪽에 직장이 자리를 잡고 있어 전립선암 진단을 위해 항문에 손가락을 넣어 전립선을 촉진(觸診)하는 직장수지검사를 한다.

전립선은 밤알처럼 생겼고 무게는 성인을 기준으로 약 20g 정도로, 가운데 구멍이 뚫려 있어 그 사이로 요도(尿道)가 지나간다. 전립선은 음경, 고환과 더불어 남성의 성기능을 좌우하는 중요한 기관으로 정액의 약 30%를 만들어 낸다.

전립선암(prostate cancer)이란 전립선에서 발생하는 악성종양을 말한다. 전립선암은 서양에서는 남성암 중 발생 빈도가 가장 높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전립선암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전립선암 발병률은 1999년 3.2%에서 2012년 11.6%로 크게 증가하였다.

전립선암을 일으키는 원인을 정확하게 알지는 못하지만 많은 연구를 통해 중요한 원인으로 연령, 인종, 가족력 등 유전적 소인과 호르몬, 식습관, 제초제와 같은 화학약품 등이 발병에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나이는 전립선암의 가장 주요한 위험인자로서 40세 이전에는 드물지만 50세 이후에 급격히 증가하며, 전립선암의 2/3는 65세 이상 노인층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초기 전립선암은 대개 증상이 없기 때문에 PSA(Prostate Specific Antigen, 전립선특이항원) 검사, 직장수지검사 등에서 발견된다. 일반적으로 혈액검사로 PSA 수치가 4.0ng/ml(검사기관에 따라 2.5 또는 3.0ng/ml를 기준) 이상이면 정상이 아닌 것으로 판정하며, 직장수지검사에서 딱딱한 결절이 만져지면 전립선암을 의심하게 된다.

PSA 수치가 높으면 전립선암을 의심하고 조직검사를 권한다. 그러나 PSA 수치가 3-10ng/ml인 사람이 실제 전립선암 환자로 진단되는 확률은 20-25%이며, 10ng/ml 초과해도 40% 수준이다. 이에 혈액검사에서 전립선암이 의심된 사람 중 3분의 2는 실제 암이 발생하지 않았고, 반면에 전립선암에 걸린 사람의 20%는 PSA 정상 수치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전립선암 진단에 쓰이는 PSA검사는 종양의 존재만 포착한 뿐 크기는 알 수 없다. 또한 PSA검사는 허위양성(false positive)이 나오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불필요한 침습적 조직검사가 시행되기도 한다. 이와 같이 PSA 및 직장수지검사 어느 것도 100% 정확하지는 않은 한계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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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매년 약 4만명의 전립선암 환자가 발생해 남성에게 가장 많이 되는 질병이다. 영국 <가디언>은 PSA 검사가 전립선암 환자를 정확히 가려낼 정도로 충분한 검사가 아니라고 보도했다. 암 진단에 특수훈련을 받은 개(犬)를 동원하게 된 것은 기존 암 진단법이 충분히 믿을 만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수훈련을 받은 의료진단견(Medical Detection Dogs)이 전립선암을 진단하도록 하는 실험이 영국 국민건강보험(NHS)의 승인을 받았다고 가디언이 최근 보도했다. 실험은 밀턴 케인스 대학병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결과가 신뢰할 만한 수준이라고 판명될 경우 일선 병원에도 이 진단법이 도입될 전망이다.

한편 이탈리아 연구진이 전립선암 환자 360명과 정상인 540명 등 총 900명의 소변 샘플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한 결과 90% 이상의 정확도를 나타냈다고 지난 4월 국제 학술지에 발표했다. 실험에는 3년생 독일산 셰퍼드 암캐 두 마리가 투입되었다. 이 중 한 마리는 전립선암 환자를 100% 구별했으며, 나머지 한 마리도 98.6%의 정확도를 보였다.

암을 진단할 때는 암 환자를 정확하게 짚어내는 ‘민감도’와 함께 암이 없는 사람을 정상인으로 식별하는 ‘특이도’도 중요하다. 실험에 참여한 두 셰퍼드는 이러한 ‘특이도’에서도 오류 확률이 각각 1.3%와 3.6%에 불과했다.

개가 냄새를 통해 암 환자를 식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외신에서 몇 차례 보도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는 이 방법이 실제 암 한자 진단에 사용될 가능성을 열었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개는 사람보다 최대 10만배 뛰어난 후각을 가지고 있으며, 개의 암 진단은 이 탁월한 후각능력을 활용하여 이뤄진다.

개가 냄새를 맡는 과정은 콧속에 있는 ‘후각 수용체’가 냄새 분자를 잡아내면서 시작된다. 냄새 분자가 이 수용체와 결합하면 전기 신호로 바뀌어 뇌에 전달된다. 이 수용체 수가 인간은 600만개인데 비하여 개는 2억5000만개에 달하며, 수용체가 퍼져 있는 사피의 전체 면적도 사람의 30배나 되는 193.6㎠이다.

개의 뇌 크기는 사람의 10분의 1에 불과하지만 냄새를 처리하는 후각 망울은 사람보다 3배나 크기 때문에 개의 냄새 정보 처리 능력이 탁월하다. 또한 개는 콧구멍에서 목젖 윗부분에 이르는 비강(鼻腔)이 넓어 공기가 머무는 시간이 길어져 공기가 따뜻하게 데워져 냄새 분자 움직임이 활발해 진다.

또한 개의 코는 좌우로 찢어져 있어 날숨 전용 통로고 사용되어 들이마시는 공기와 섞이지 않게 한다. 콧속에는 얇은 막이 있어 들숨의 12%는 후각 영역(위쪽)으로 가도록 하고 나머지는 아래쪽 폐로 들어가도록 분리하는 역할을 한다. 모든 포유류(哺乳類)는 5가지(視覺, 嗅覺, 觸覺, 味覺, 聽覺) 감각을 갖고 있다. 사람은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인식할 때 주로 시각을 이용하지만, 개는 주로 후각에 의존하므로 개는 코로 세상을 인식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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