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헌의 직필] 군 총기사건 근본해결책은?

육군 22사단 사건에서 충격적인 것은 총기와 탄약 열쇠를 가진 소대장이 제일 먼저 도망쳤다는 것이다. 도대체 GOP에서 경계근무중인 병사들의 총기를 모아서 관리하는 어이없는 일이 아직도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도 한심하지만, 소대장이 도망쳤다는 것은 세월호 이준석 선장과 똑 같은 행태다. 충성, 용기, 책임, 창의, 존중을 가치로 하는 육군 최전방의 소대장이 보인 행태는 어떻게 보아야 할까? 개인의 소행으로 돌려버리고 말기에는 너무 문제가 크다.

이제 군의 간부화를 놓고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해보자. 기본적으로 기술군인 해공군은 간부화 비율이 육군에 비해 훨씬 높다. 함정의 구석구석은 부사관들이 움직이며 항공기의 정비, 운용에서 부사관, 준사관들은 전투력의 중핵(中核)이다. 해공군부대에서 이번 22사단의 소대장과 같은 어이없는 사건은 들어본 적이 거의 없다.

독일군에서는 중대에 장교가 둘 뿐이다. 중대장과 1소대장이다. 나머지 소대장은 중사, 상사 등이다. 이들은 병사로부터 올라온 능숙한 직업군인이다. 부사관학교를 거쳐 20대 초에 중사가 되는 현재 한국군 부사관 임용제도는 단기장교를 급조하는 것과 같이 군의 기간(基幹)을 형성하지 못한다. 부사관이 부사관 답지 못하고, 소부대의 간부로서 제몫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군은 병사 중 우수자를 뽑아 군관학교로 보내 군관으로 임관시킨다. 부사관도 당연히 병사 중에서 선발한다. 독일군의 영향을 받은 소련군에게서 배운 것이다. 북한의 부사관, 군관 양성, 임관제도를 우리가 본뜰 수는 없다. 현재 우리의 병역자원과 병역제도를 토대로 장교와 부사관을 양성해야 한다. 한국의 병사 수준은 (미군들이 보기에도) 세계 최고다. 최고수준의 병사로 이루어졌다고 하여 최고수준의 군대가 바로 되지는 않는다.

최고의 군대를 만드는 것은 최고의 간부다. 소련군 병사와 일본군 하사관, 독일군 장교와 미군 장군으로 이루어지는 군대가 최고라는 말이 있다. 이를 깊이 음미해보아야 한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군의 간부화를 근본적으로 검토해보아야 한다. 노무현 정부 시절 병력을 줄이면서 부족한 부분은 간부화와 과학화로 보완하면 된다고 하였는데 과연 제대로 되고 있는가? 병사들에 상당한 유인혜택을 제공하였음에도 부사관을 지원하는 인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없었다. 병력을 장비로 치환(置換)하는 것은 한계도 있지만 관계당국과 국회는 이를 뒷받침할 예산조치를 취하는데 성의를 보이지 않는다. 그 가운데 병력은 (원래 계획대로) 줄고 있다.

군 수뇌부는 한심하지만 이 현실을 체념하고 가진 것을 토대로 다른 방법을 강구해보아야 한다. 부사관에게 더 많은 책임을 부여하는 제도를 강구해보자. 누구나 책임을 맡으면 능력이 신장된다. 중대는 중대장만 알토란 같이 똑똑하면 임무를 해낼 수 있다. 나이도 비슷하고 경험도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하나의 팀장으로서 리더십을 갖추면 위관장교(Company Grade Officer)로서 중대장은 중대를 끌고 나갈 수 있다. 간부 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돈이 든다. 우리가 미군과 같은 월등한 봉급과 연금을 토대로 직업군인을 양성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부사관 지원 경쟁률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다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부사관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양병, 교육, 훈련이 강구되어야 한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