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헌의 직필] 박근혜, 시진핑에 역사왜곡 그만두라 해야
일본 정부가 ‘집단적 자위권 행사는 일본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선언하며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아베는 “일본 헌법이 국민 생명을 지켜야 하는 책임을 방기하라고 말하는 것으로는 생각지 않는다”고 말한다. 즉 헌법해석을 통해 이 문제를 돌파한 것이다. 일본은 이제야말로 저희들 말로 ‘보통국가’, 다시 말해 정상국가가 된 것이다. 1946년의 평화헌법은 맥아더에 의해 내려진 것으로 다분히 선언적인 것이었다. 일본은 이를 수차례 헌법해석을 통해 현실의 일본의 국력과 위상에 맞춰 변경해 왔다. 여기에서 세계무대, 특히 아시아에서 일본의 더 큰 역할을 필요로 하는 미국의 요구가 추동력(推動力)이 된 것은 물론이다.
정부는 이에 대해 “한반도 안보와 국익에 나쁜 영향을 미쳐선 안 된다”며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어느 신문 표제처럼 ‘아베 맘대로 전쟁할 수 있는 일본’이라고 직설적이고 감정적인 반응을 보일 필요는 없다. 그러나 한국민의 우려와 관심을 보다 적극적으로 표명할 필요는 있었다고 본다. 정부는 6.25전쟁 당시 “한국을 돕겠다고 일본군이 파병되면 한국은 북한과의 전쟁을 멈추고 먼저 일본을 상대로 싸우겠다”고 했던 이승만 전 대통령의 확고한 대일인식과 태도를 상기시키며, 한국에서 일본의 도움을 요청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것을 국내외에 분명히 천명했어야 했다. 외교부의 자세는 역시,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러나 극단적인 북한 급변사태가 발생하여 주한일본인들을 철수시키기 위한 NEO(non-combatant evacuation operation)를 위해서라도 일본 자위대 항공기가 우리의 허락 없이는 우리 공역에 들어 올 수는 없다는 우리 군의 입장은 확고하다.
일본은 과거 임나일본부(任那日本府)를 빌미로 한반도 남부가 일본 땅이라고 왜곡하면서 한반도 진출을 합리화시켜 왔다. 이제 그런 시대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한 일본의 진솔한 사과는 아직 멀었다. 일본인은 이 점에서 윤리 도덕적으로 미성년자다. 성년이 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며, 우리는 인내를 가지고 일본인을 교유(敎諭)해야 한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일본은 미국과의 동맹을 고리로 한 우호협력국가이다. 얼마 전 소동을 일으킨 한일정보교류협정 체결도 이러한 견지에서는 필요했다. 다만 국민의 대일인식과 감정 등을 고려한 정치적 고려가 국방부 수뇌부에 부족했을 따름이다.
그러나 중국의 역사 도둑질은 차원이 다르다. 과거의 고구려 강역이 이제는 중국의 판도이니 ‘고구려 역사는 중국 역사의 일부다‘라 함은 마치 만주가 만주사변 후 일본이 점령하고 있을 때는 일본의 역사이고, 소련이 2차대전 후 만주를 점령하고 있을 때는 소련의 역사이고, 지금은 중국이 점유하고 있으니 중국의 역사라는 말과 같이 어불성설이다. 서북공정, 서남공정 똑 같다. 티베트를 중국이 점유하고 있으니 당나라와 토번(土蕃)이 싸운 것도, 당이 문성공주를 보내 화친을 맺은 것도 단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다툼인가? 중국은 이처럼 천부당만부당한 소리를 막무가내(莫無可奈)로 밀어붙이고 있다. 역사문제는 양국의 학자들이 같이 연구하기로 했다고 하며 얼버무렸지만 역사가 어떻게 주권과 유리될 수 있단 말인가? 강도가 호적을 조작하려고 하는데 이를 방치하고 어떻게 내 아들, 내 아내를 지켜 낼 수 있다는 말인가?
한중, 한일관계는 큰 테두리에서 냉정하게 판단하고,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