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특수관계’ 끝나간다”
홍콩 언론인 관칭닝(關慶寧)은 11일 <명보>(明報) 기고문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관례를 깨고 북한보다 한국을 먼저 방문한 것은 중국 외교전략의 중대한 변화”라면서 “중국과 북한 간의 ‘특수관계’가 끝을 향해 가고 있으며, 중국이 북한에 대한 부담을 벗고 더욱 유연한 동북아 전략을 구사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칭닝은 “북한 측이 여러 차례 김정은의 중국 방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중국 측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얻지 못했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30세 생일 때도 중국이 아무런 견해를 밝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시 주석의 친근한 만남을 보고 김 제1위원장은 당연히 내심 기분이 좋지 않았을 것이며, 시 주석의 방한기간 김 제1위원장이 직접 육·해·공 합동 훈련을 참관한 것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며 “김정은 제1위원장이 더욱 용인할 수 없는 것은 시 주석 방한 때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음을 강조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 주석 발언은 이후 한반도 분쟁에서 중국이 북한 편을 들지 않을 것이며, 중국과 북한의 특수 관계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될 것이란 의미”라고 분석했다.
관칭닝은 또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서 북한이 계속해서 변덕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중국이 주도하는 6자회담에도 기분이 좋으면 참가하고 그렇지 않으면 불참하는 식으로 ‘큰형’의 체면을 세워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이런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중국이 ‘전통적인 우정’을 유지하기 위해 수차례 참으며 양보했고 북한에 끌려 다니는 상황이었지만, 이제 중국과 북한 간 60여년의 특수 관계가 끝을 향해 가고 있다”고 했다.
관칭닝은 “이는 중국이 북한에 대한 부담을 벗어던짐으로써 더욱 유연한 동북아 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되는 동시에 미국과의 관계에서도 훨씬 운신의 폭이 넓어지게 될 것”이라면서 “시 주석이 한국을 먼저 방문한 것은 외교라는 바둑판에서 하나의 묘수를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