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순의 커피인문학] 아메리카노, 세계서 연간 주암댐 저수량만큼 마신다

5- 세계적으로 커피 소비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매년 얼마나 많은 커피가 생산되고, 또 얼마나 소비되는 것일까?

세계커피기구(ICO, International Coffee Organization)를 통해 커피 생산량과 거래 값을 알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ICO 홈페이지(www.ico.org)에 접속하면 현재 물동량 뿐 아니라 연도별 추이, 거래 가격을 알 수 있습니다. 커피생산량은 서리와 가뭄, 엘니뇨 등 기후의 영향으로 줄어들 때가 있긴 하지만,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커피산지의 면적과 생산량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ICO에 따르면 2010년도 지구촌 커피생산량은 1억3315만 백(Bag)이었습니다. 한 백의 무게를 60kg으로 기준을 삼은 것이니, 전체 무게는 79억8900만kg, 거의 800만 톤(t)에 달합니다. 이는 탱크(50톤) 16만대의 분량이고 탱크(8m)를 줄지어 세우면 그 길이가 1600km, 서울과 부산(직선거리 325km)을 5회 가고 오는 거리입니다. 탱크가 아니라 소나타 승용차(무게 1.4톤, 길이 5m)로 세우면 서울과 부산을 44번 ‘왕복’할 수 있는 길이가 됩니다. 또 800만 톤은 바닷물을 모두 증발시켰을 때 나올 수 있는 금의 무게라고 하니, 얼마나 어마어마한 것인지 가늠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 커피 800만 톤으로 만들 수 있는 아메리카노의 양을 따져볼까요. 원두 14g으로 에스프레소 20ml~30ml를 2샷(shot) 추출해 12온스(355ml)짜리 아메리카노를 만드는 것을 기준으로 잡아봅시다. 편의상 한 잔에 담기는 커피의 비중을 물과 같다고 보고 커피 1000리터를 1톤으로 치면, 2010년 한 해에 생산된 커피로 아메리카노를 추출하면, 2억3166만 톤이 나옵니다. 이는 전남 주암댐(연간공급량 2억 톤) 규모의 댐을 건설할 수 있는 수량입니다, 생두를 볶으면 20% 가량 무게 손실이 발생한다는 점을 해도, 세계적으로 매년 주안댐 하나에 담긴 수량만큼의 커피가 추출돼 소비되는 것이지요.

국내 커피소비량만 따져볼까요? 국내에서 소비되는 커피가 167만 백(약 1억kg)이니, 이를 위와 같은 방법으로 아메리카노 커피로 추출하면 286만 톤에 달합니다. 4대강과 관련해 286만 톤의 쓰레기를 치웠다는 언론보도가 예전에 있었는데요. 트럭으로 20만대 분이지요. 소수력발전이 가능한 유효저수량이 300만 톤인 것을 감안하면, 한해 국내에서 소비되는 커피를 아메리카노로 추출했을 때 그 양은 소수력발전소 하나를 만들 수 있는 수량에 육박합니다.

관세청 자료를 보면 20세 이상 성인 1인당 커피소비량이 2011년 338잔에 달한 사실을 알 수 있는데요, 이는 67.6리터에 해당하는 추출양입니다. 국내 성인 한 명이 1년에 마신 커피양이 1.5리터 페트병으로 45개에 달한다는 수치인 것이지요.
커피를 많이 마신다는 것은 결코 자랑만은 아닙니다. 굳이 지표를 대며 국내 소비량을 따진 것은 과시를 위한 것이 아니라, 수요가 늘어난 것에 따른 위험을 막자는 취지입니다.

세계 인구의 25%를 차지하는 중국(13억 5000만 명)과 거의 그 인구에 육박하는 인도(12억 2000만 명)가 커피를 먹기 시작했습니다. 세계 커피계는 두 나라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 두 나라가 커피를 본격적으로 마시기 시작하면, 커피 값은 치솟을 게 뻔하고 때론 갑자기 폭락하기도 할 것입니다. 변동성이 커지는 것이지요. 생두가격이 요동친다면, 2012년 기준으로 4조1300억 원(AC닐슨 조사)에까지 성장한 국내 커피시장의 피해는 불가피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도 ICO 가입을 통해 세계적인 커피 물동량 변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와이 코나 커피농장에서 잘 익은 체리만을 손으로 수확하고 있는 재배자들. <사진=커피비 제공>

▶keyword search = “yearly production of coffee”
5. The world’s yearly production of coffee is, on the average, considerably more than 1 million tons. If this were all made up into the refreshing drink we get at our breakfast tables, there would be enough to supply every inhabitant of the earth with some sixty cups a year, representing a total of more than 90 billion cups. In terms of pounds, the annual world output amounts to about 2 1/4 billion-an amount so large that if it were done up in the familiar one-pound paper packages, and if these packages were laid end to end in a row, they would form a line long enough to reach to the moon.
This vast amount of coffee comes very largely from the western hemisphere; and about three-fourths of it is from a single country. Brazil produces more than all the rest of the world put together. (William H. Ukers, 2012, ALL ABOUT COFFEE, Adams Media. p 44)

세계적으로 한 해에 생산되는 커피는 평균 100만 톤을 훌쩍 넘어선다. 이는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각각 신선한 모닝커피를 60컵 정도 만들어 줄 수 있는 양이고, 모두 합하면 900억 컵에 달한다. 이를 파운드(pound, 1온스의 16배, 0.45kg)로 환산하면 22억5000만 파운드에 달하는데, 1파운드짜리 봉지에 담아 한 줄로 늘어놓으면 달나라까지 닿는(약 38만km) 분량이다. 이 엄청난 양은 주로 지구의 서반구(아메리카 대륙)에서 대부분 생산된다. 브라질에서 4분의 3이 생산되는데, 커피가 생산되는 모든 나라의 커피를 모두 합해도 브라질 생산량을 넘지 못한다.

※세계커피기구(ICO) 자료에 따르면 2008년~2010년 커피의 생산량을 평균내 보면, 브라질의 커피는 세계 전체 생산량의 30% 정도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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