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군부, 19번째 쿠데타 선포

22일 프라윳 찬-오차 태국 육군참모총장이 군부가 통제권을 장악한다는 내용의 쿠데타를 선언했다. 이틀 전 새벽, 프라윳 총장은 치안과 질서유지 명목으로 방콕 시내에 중무장한 병사들을 배치하고 계엄령을 선포한바 있다. 그러나 반정부 시위 통제와 정파간 타협에 실패해 직접 정권을 장악한 것이다.

이날 정부와 친정부 시위대, 반정부 시위대 등 각 정파 대표들은 정국위기 타개방안을 논의 했지만 합의에 실패하자 프라윳 총장은 회의장을 떠났고 곧 군인들이 들어와 반정부 시위 지도자 수텝 트악수반 전 부총리와 각료 4명을 제1보병 연대로 데려가 구금했다.

프라윳 총장은 전국에 생중계된 TV연설을 통해 “국가의 평화를 회복하고 정치 개혁을 하기 위해 22일부터 육·해·공·경으로 구성된 국가평화유지위원회가 권력을 장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군은 헌정 중지, 오후 10시부터 오전 5시까지 통금, 5인 이상 집회금지, 군에 대한 내각보고, 반정부 및 친정부 시위대해산 등 세부지침을 발표했다.

방콕 시내에서 점거시위를 벌이던 반정부 시위대와 외곽에서 시위 중이던 친정부 시위대는 군의 명령에 따라 해산했다. 그러나 ‘레드셔츠’ 등 탁신 전 총리 지지자들이 “군이 쿠데타를 일으키면 대규모 봉기가 발생하고, 이는 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해왔기에 군부-저항세력간 대규모 유혈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태국은 1932년 입헌군주제 도입한 이후 이번이 19번째 군부 쿠데타며,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실각시킨 지난 2006년에 이어 8년만에 쿠데타가 발생했다. 태국에선 지난해 말부터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으며 28명이 숨지고 800명 가까이 부상당했다.

한편 태국 군부는 잉락 친나왓 전 총리와 일가족 등 4명을 소환했으나 잉락 전 총리는 계엄령 선포 이후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군이 헌법과 민주주의를 무시하고 쿠데타를 감행함에 따라 태국 위기는 내년 말 통합을 앞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 부정적인 여파를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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