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노란 가을, 양평 용문사 절 앞 늙은 은행나무 온몸 흔들며 <반야심경> 외운다 봄볕에 새순 틔워 이파리는 마른 가지 속에 들어 있다고 갈바람으로 우수수 낙엽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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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노란 가을, 양평 용문사 절 앞 늙은 은행나무 온몸 흔들며 <반야심경> 외운다 봄볕에 새순 틔워 이파리는 마른 가지 속에 들어 있다고 갈바람으로 우수수 낙엽지게
이백? 산중문답 問爾何事棲碧山(문이하사서벽산) 笑而不答心自閑(소이부답심자한) 桃花流水杳然去(도화유수묘연거) 別有天地非人間(별유천지비인간) 묻노니, 왜 푸른 산중에 사는가 웃으며 답하지 않으니 마음이 절로 한가롭다 복사꽃 흐르는 물에 아득히 흘러가니 천지와는 달리 있어
-나는 광주 산곡을 헤매다가 문득 혼자 죽어 넘어진 국군을 만났다. 산 옆 외따른 골짜기에 혼자 누워 있는 국군을 본다. 아무 말, 아무 움직임 없이 하늘을
시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무엇을 원하는지무엇을 이루어야 하는지 넘어졌다 다시 일어나보니 여지껏 쌓아놓았던 것들은 모두 무너져 버리고 보이질 않네 한순간…주저앉아 눈물 나던 순간 눈 들어 세상을 보네
돌아보지 마라 누구든 돌아보는 얼굴은 슬프다 돌아보지 마라 지리산 능선들이 손수건을 꺼내 운다 인생의 거지들이 지리산에 기대앉아 잠시 가을이 되고 있을 뿐 돌아보지 마라
영을 넘으면 동해가 보이고 그 바닷가에 나의 옛집이 있다 수십년 나는 미시령을 버리고 싶었다 돌아오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내가 집을 비우면 바다가 심심할까봐 눈
2012년 11월1일 조오현 스님(오른쪽)이 압델라힘 엘 알람 모로코작가연합회장(가운데), 바이올린 연주자 배제니씨(왼쪽)와 책을 펼쳐 보며 말씀을 나누고 있다. 조실스님 상당相堂을 앞두고 법고를 두드리는데 예닐곱
침묵은 번갯불 같다며 아는 사람은 떠들지 않고 떠드는 자는 무식이라고 노자께서 말했다. 그런 말씀의 뜻도 모르고 나는 너무 덤볐고 시끄러웠다. 혼자의 추석이 오늘만이
4·19가 나던 해 세밑 우리는 오후 다섯 시에 만나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불도 없이 차가운 방에 앉아 하얀 입김 뿜으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어리석게도
내가 울 때 왜 너는 없을까 배고픈 늦은 밤에 울음을 참아 내면서 너를 찾지만 이미 너는 내 어두운 표정 밖으로 사라져 버린다 같이 울기 위해서
나 울지 않으리라 어머니 영전에 울지 않으리라 가슴으로도 넋을 놓고도 결코 울지 않으리라 당신 길 마음 놓고 가시라고 목울음 한 번만 꿀떡 삼키고 눈으로만 울리라
더럭더럭 운다, 8月 소나기. 늙은 부처가 낮잠을 깬다. 숲속 어디에 빤짝이는 것이 있다.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