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의 연기가 오늘 일기를 쓰네 별님 달님 보라고 모두 다 공개하네 일기는 비밀이잖아 연기가 구부러지네 감상노트 굴뚝이 있는 마을. 거기 저녁 짓는 연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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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길을 찾는 너에게’ 조안 “네가 가면 길이다”
버드나무 가지가 허공에서 걷고 있다 굽고 휘어지고 엉키고 뒤틀리고 쭉 뻗은 길만 길이 아니다 네가 가면 길이다 감상노트 일없이 나무벤치에 누워 올려다본 하늘. 허공에서
[오늘의 시] ‘등 뒤를 돌아보자’ 박노해 “12월에는 무심했던 시간들을 돌아보자”
12월에는 등 뒤를 돌아보자 앞만 바라보고 달려온 동안 등 뒤의 슬픔에 등 뒤의 사랑에 무심했던 시간들을 돌아보자 눈 내리는 12월의 겨울나무는 벌거벗은 힘으로 깊은 숨을
[오늘의 시] ‘12월’ 장석주 “먼 지방에 간 사람의 안부를 묻다”
해진 뒤 너른 벌판 하늘엔 기러기 몇 점 처마 밑 알록달록한 거미에게 먼 지방에 간 사람의 안부를 묻다
[오늘의 시] ‘가을날’ 헤르만 헤세 “사랑하는 이와 함께”
숲가의 가지들 금빛에 타오를 때 나는 홀로 길을 갑니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몇 번이나 둘이서 걸었습니다 이 좋은 날들에 오랫동안 마음에 지니고 있던 행복도 서러움도
설악당 무산 조오현 스님, 요즘은 어떤 시조 좋아하실까?
무산 스님 시조낭송 문인 송년회 30일 유심시조아카데미서 [아시아엔=편집국] 지난 5월말 입적한 무산 조오현 스님과 그의 시(조) 세계를 기리는 문인들 송년행사가 30일 오후 5시 열린다. 홍성란
[오늘의 시] ‘은행나무’ 괴테 “내가 하나이면서 또 둘인 것을”
동방에서 건너와 내 정원에 뿌리 내린 이 나무의 잎엔 내밀한 의미가 담겨 있어 그 뜻을 아는 이를 기쁘게 하네 둘로 나뉜 이 생동하는 잎은
[오늘의 시]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윤동주 “물어볼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물어볼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말할 수 있도록?나는
[오늘의 시] ‘첫눈’ 서정윤 “마음보다 먼저 먼저 눈발이 날린다”
보고싶은 마음보다 먼저 먼저 눈발이 날린다. 낙엽 모이던 금호강변 어디 지금쯤 그대는 내 속에 앉는다. 키 큰 미루나무 빈 가지에 올해 깬 까치가 자꾸만 설레이고
[오늘의 시] ‘첫눈’ 강은교 “내리는 족족 녹으며 자꾸 내린다”
첫눈이 내린다 흙에 닿으면 흙으로 눈물로 닿으면 눈물로 웬 슬픔들 여기엔 이리도 많은지 동구 밖 넓은 길 훠이훠이 떠돌다가 더는 몸 비빌 곳 없어 찾아오신
[오늘의 시] ‘비 내리는 가을밤'(秋夜雨中) 최치원 “등불 앞 마음은 만리를 달리네”
가을바람에 애타게 읊조려도 세상길엔 내 마음 아는 이 별로 없네 한밤중 창밖에는 비만 내리는데 등불 앞 마음은 만리를 달리네 秋風惟苦吟 世路少知音 窓外三更雨 燈前萬里心
[오늘의 시] ‘삶의 신비’ 박노해 “비울수록 새 힘이 차오를 것이니”
채움보다 비움을 비울수록 새 힘이 차오를 것이니 더함보다 나눔을 나눌수록 사랑이 더 커질 것이니 가짐보다 쓰임을 쓰일수록 내 삶이 더 꽃필 것이니
[오늘의 시] ‘그는 떠났다’ 데이비드 하킨스 “그가 원했던 일들을 할 수도 있다”
그가 세상을 떠났다고 눈물 흘릴 수도 있고 그가 이곳에 살았었다고 미소 지을 수도 있다. 눈을 감고 그가 돌아오기를 기도할 수도 있고 눈을 뜨고 그가 남기고
[오늘의 시] ‘허수아비’ 조오현 “하늘까지도 한 발 안에 다 들어오는 것을”
새떼가 날아가도 손 흔들어주고 사람이 지나가도 손 흔들어주고 남의 논 일을 하면서 웃고 섰는 허수아비 풍년이 드는 해나 흉년이 드는 해나 -논두렁 밟고 서면
[오늘의 시] ‘가을비 오는 날’?손병흥 “파전에 막걸리가 땡긴다거나”
가을을 재촉하는 빗줄기가 종일토록 주룩주룩 내리는 날 마치 빗소리와도 닮아버린 부침개 부치는 소리 정겨운 날 따스한 차 한 잔 놓고 음악 들으며 추억들 음미해 그리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