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불혹의 추석’ 천상병 “나는 너무 덤볐고 시끄러웠다”

산림청(청장 신원섭)은 전국의 도시숲과 가로수를 대상으로 2014년 지자체 녹색도시 공모결과 경북 구미시를 최우수 녹색도시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구미 광평 도시숲 산책로 가을 모습. <사진=산림청 제공>

침묵은 번갯불 같다며

아는 사람은 떠들지 않고

떠드는 자는 무식이라고

노자께서 말했다.

 

그런 말씀의 뜻도 모르고

나는 너무 덤볐고

시끄러웠다.

 

혼자의 추석이

오늘만이 아니건마는

더 쓸쓸한 사유는

고칠 수 없는 병 때문이다.

 

막걸리 한 잔,

빈촌 막바지 대폿집

찌그러진 상 위에 놓고,

어버이의 제사를 지낸다.

다 지내고 복을 하고

나이 사십에 나는 비로소

나의 길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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