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추모시] ‘교황 바이러스’ 홍사성

프란치스코 교황, 그분은 참 특별한 능력을 가진 할아버지였습니다.
어느날 성베드로 광장에 운집한 신자들에게 사랑에 대해 강론할 때였습니다. 한 꼬마가 강대에 올라가 교황의자에 앉았습니다. 심심했던지 연단 주위를 돌아다니다 교황의 옷깃을 잡아당기기도 했습니다. 고위성직자들은 뒤 급한 사람처럼 안절부절하고 신자들은 간지럼밥 먹은 것처럼 배를 잡고 웃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교황은 아무 일 아니라는 듯 장난꾸러기 꼬마 머리에 손을 얹고 미소띤 얼굴로 강론을 계속했습니다.
AP통신이 타전한 이 장면을 본 세계 사람들은 교황청발 바이러스에 감염돼 하루종일 은근한 웃음꽃을 피워야했습니다.
오래오래 보존해야할 바이러스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