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을 걷는다 사방 초록의 천지 물빛조차 진초록이다. 출렁이는 초록의 복판을 헤쳐 네게로 간다. 너는 그 초록 속 하얀 꽃 아카시 찔레꽃 같고 이팝나무 때죽나무 층층나무

오월을 걷는다 사방 초록의 천지 물빛조차 진초록이다. 출렁이는 초록의 복판을 헤쳐 네게로 간다. 너는 그 초록 속 하얀 꽃 아카시 찔레꽃 같고 이팝나무 때죽나무 층층나무
흐름 위에 자리한 이여 남은 시간은 얼마인가. 머뭇거리는 사이에도 흐르는 시간 우리 할 일은 무엇이고 이룰 수 있는 건 또 무엇인가. 오직 흐를 뿐, 가벼워야
나는 바람 처마 끝의 풍경 가만히 흔들어 깊은 골의 적막 깨우는 한 자락 맑은 바람 나는 비 가뭄에 타는 흙 가슴 촉촉이 적시는 한 줄기의
내가 먼저 깨어나게 하소서 우리 모두 본시 한 나무에서 피어난 꽃들 그 꽃에서 맺어진 열매, 그 씨앗임을 알게 하소서 우리가 서로 어떻게 다른가 보다 우리가
첫 매화 소식 들었다 첫눈 첫 떨림 첫 손길과 첫 입맞춤 생의 마지막 순간에도 첫 마음 그리 오롯하기를
우리 곁에는 별 같은 이들이 산다 빛을 감추고 함께 어울려 있어 쉬 드러나진 않지만 때로는 스쳐 지나며 문득 마주친 그 눈빛에서 또는 누군가를 향한 살폿한
흐름 위에 자리한 이여 남은 시간은 얼마인가. 머뭇거리는 사이에도 흐르는 시간 우리 할 일은 무엇이고 이룰 수 있는 건 또 무엇인가. 오직 흐를 뿐, 가벼워야
푸른 새벽 하얀 사발에 담아 올린 정화수 퍼져가는 잔물결을 본다 모두가 탈 없이 잘 지내기를 참으로 행복하기를 내쉰 내 숨을 당신이 들이쉰다 우리는 서로에게로 이어진
네 이름을 부를 때 내 가슴이 따스해지지 않는다면, 네게 가닿는 내 손길 떨리지 않는다면 다시 심장을 데워야 하리. 어둠별 저물 때까지 이슬에 발 적시며 밤하늘별을
다시 새해의 인사를 나눕니다. 아침에 남해바다의 동쪽 해변에 나가 새해 첫 해돋이를 맞이했습니다. 더없이 밝고 옹근하고 충만했습니다. 저 해가 있어 이 지구행성에 생명붙이들이 존재할 수
한 권의 책이 내게로 왔다. 나는 다른 모든 책을 놓았다. 은밀히 전해진 한 권의 책, 숨겨진 언어로 기록된 새롭고 오랜 이야기들 나는 눈을 감고 잠자던
내 사랑은 출렁이는 저 바다와 같네 당신에게로 쉼 없이 출렁이지 저 파도는 당신에게 달려가는 내 발길 떨림으로 다가가는 그 손길이네 고요히 밀려가기도 와락 온몸으로 쏟아지기도
바람 없이도 꽃은 떨어져 내리고 밤새 비 내렸는데도 달맞이꽃 피었다 목쉰 저 매미는 누구를 위해 종일을 저리 울고 있는걸까 온다는 기별 없었는데도 울 너머로 고개
저무는 가을 당신 오신다는 걸 바람결에 들어 알았습니다. 먼지 쌓인 꽃병 씻어 놓고 설레는 마음에 뒷산으로 달려갔지요. 저녁노을 눈부신데 그 많던 구절초 쑥부쟁이 오늘 따라
햇살 눈부시다 너를 보내기 좋은 날이다 어차피 보낼 수밖에 없는 거라면 이리 하늘 파랗고 볕살 눈부신 날이기를 바랬다 애초에 너는 그물로 가둘 수 없는 바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