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 위에 자리한 이여 남은 시간은 얼마인가. 머뭇거리는 사이에도 흐르는 시간 우리 할 일은 무엇이고 이룰 수 있는 건 또 무엇인가. 오직 흐를 뿐, 가벼워야
Author: 이병철
[여류:시가 있는 풍경] ‘먼저 가슴 열어’
푸른 새벽 하얀 사발에 담아 올린 정화수 퍼져가는 잔물결을 본다 모두가 탈 없이 잘 지내기를 참으로 행복하기를 내쉰 내 숨을 당신이 들이쉰다 우리는 서로에게로 이어진
[여류:시가 있는 풍경] ‘떨림’···네 이름을 부를 때
네 이름을 부를 때 내 가슴이 따스해지지 않는다면, 네게 가닿는 내 손길 떨리지 않는다면 다시 심장을 데워야 하리. 어둠별 저물 때까지 이슬에 발 적시며 밤하늘별을
[여류:시가 있는 풍경] 당신에게···”새해 품고갈 한 글자를 전합니다. 성(省)”
다시 새해의 인사를 나눕니다. 아침에 남해바다의 동쪽 해변에 나가 새해 첫 해돋이를 맞이했습니다. 더없이 밝고 옹근하고 충만했습니다. 저 해가 있어 이 지구행성에 생명붙이들이 존재할 수
[여류:시가 있는 풍경] 독서(讀書)
한 권의 책이 내게로 왔다. 나는 다른 모든 책을 놓았다. 은밀히 전해진 한 권의 책, 숨겨진 언어로 기록된 새롭고 오랜 이야기들 나는 눈을 감고 잠자던
[여류:시가 있는 풍경] ‘내 사랑은’…”잠시도 이 떨림 멈출 수 없네”
내 사랑은 출렁이는 저 바다와 같네 당신에게로 쉼 없이 출렁이지 저 파도는 당신에게 달려가는 내 발길 떨림으로 다가가는 그 손길이네 고요히 밀려가기도 와락 온몸으로 쏟아지기도
[여류:시가 있는 풍경] 저 언덕에선
바람 없이도 꽃은 떨어져 내리고 밤새 비 내렸는데도 달맞이꽃 피었다 목쉰 저 매미는 누구를 위해 종일을 저리 울고 있는걸까 온다는 기별 없었는데도 울 너머로 고개
[여류:시가 있는 풍경] 한 송이 꽃 되어
저무는 가을 당신 오신다는 걸 바람결에 들어 알았습니다. 먼지 쌓인 꽃병 씻어 놓고 설레는 마음에 뒷산으로 달려갔지요. 저녁노을 눈부신데 그 많던 구절초 쑥부쟁이 오늘 따라
[여류:시가 있는 풍경] 바람처럼 저 새처럼
햇살 눈부시다 너를 보내기 좋은 날이다 어차피 보낼 수밖에 없는 거라면 이리 하늘 파랗고 볕살 눈부신 날이기를 바랬다 애초에 너는 그물로 가둘 수 없는 바람처럼
[여류:시가 있는 풍경] 빈숲의 노래3-강(江) 같은
오시는 당신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한밤중에도 언제나 문은 활짝 열려 있습니다. 가시는 당신을 붙잡지 않았습니다. 오셨듯이 가실 수 있도록 문을 항상 열어 두었지요 오늘도 설레임으로 당신을
[여류:시가 있는 풍경] ‘빈숲의 노래2-깊은 가을’
그대는 떠나고 나는 머문다. 한 대의 향을 피우고 그대를 생각한다. 창밖으로 가을이 저물고 있다. 세상을 향해 길 위에 나선 그대 오늘 저녁 머물 곳은 어디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