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류:시가 있는 풍경] 구월의 연지에서

연과 꽃 <사진 이병철>

구월 마지막 꽃잎 떨구는 연꽃 앞에서
꽃이 피면서도 지고 있다는
여태까지의 내 생각이 잘못이었음을 알았다

꽃은 지면서도 피는 것이었다
마지막 꽃잎을 떨굴 때까지
꽃은 혼신으로 그리 피어있는 것이었다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 또한 그러하다는 것을
모든 별들이 빛이 다하는 그 순간까지
반짝임을 멈추지 않음으로써
밤마다 하늘이 그리 반짝이고 있다는 것을

나 또한 지상에서 그 마지막 숨결을 멈출 때까지
환하게 피어있어야 한다는 것을 그리 알았다

살아간다는 것은
마지막 순간까지 온 존재로 피어나는 것임을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