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준의 독도이야기] ‘독도의 달’과 박근혜 정부의 과제

이원호 씨가 최근 장편소설? ‘천년 한(恨) 대마도’를 펴냈다(맥스 미디어). ‘기록에 의한 소설’만을 쓰는 그는 최고의 대중소설가로 평가받고 있다.

줄거리는 이렇다. 박근혜 대통령은 독도에 특전사 병력을 파견한다. 일본은 자위대 함대를 독도로 보낸다. 아베 정권은 “한국은 자력으로 지킨 역사가 단 한 번도 없다”며 기세등등하다. 상대적으로 군사력이 약한 우리의 패배는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일본의 허를 찌른다. 독도의 병력 파견은 양동(陽動)작전이다. 남북합동작전으로 대마도를 기습 ‘수복(收復)’하고, 북한의 미사일이 일본 함대를 공격해 승리로 이끈다. 여기까지는 픽션이다.

소설은 삼국시대의 진도(津島) – 1389년 고려 박위 장군의 토벌 ? 1419년 세종 1년 이종무 장군의 정벌 등 역사적 사실로 대마도가 원래 우리 땅임을 입증한다.?일본이 1871년 메이지 유신 이후 대마도를 슬그머니 자기네 국토에 편입하고, 1923년 조선총독부 ‘조선사편찬위원회’로 하여금 대마도에 관한 문서 기록 지도 등 7만여 점을 불태워 증거를 인멸한 사실도 적시한다. 이 모든 것은 역사적으로도 입증되는 사실들이다.

이에 앞서 7월 출간된 안휘 씨의 장편소설 ‘동해영웅 이사부’(북랩) 역시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등 고증에 의한 역작이다. 그는 “일본이 독도에 대해 도발을 할 때마다 연례행사 치루듯 궐기대회나 열고 혈서를 쓰며 분노를 한두 차례 표출하면 그 뿐인 우리의 현실이 안타까웠다”는 후기를 썼다. 작가들의 의도는 두말할 나위 없이 우리가 국력을 키워 독도를 지킴은 물론, 대마도도 되찾자는 것이다.

때 맞춰 10월은 경상북도(지사 김관용)가 조례에 따라 제정(2005년)한 ‘독도의 달’이다. 경북도는 한 달 동안 각종 행사를 펼쳐 도민은 물론 국민들에게 독도의 중요성을 알리고, 일본의 역사왜곡에 대한 경각심을 제고시키고 있다. 독도를 ‘문화 예술 평화의 섬’으로 가꾼다는 게 기본원칙이다.

안동 웅부공원에서의 제4회 안용복예술제(24~25일), 어린이들과 함께 하는 독도한복 패션쇼(8일), 울릉군 소재 ‘안용복 기념관‘ 개관식(8일), 애니메이션 제작사 독도 팸투어(9월30~2일), 그리고 영남대에서 9월 초 이미 개최한 ’경상북도와 함께 하는 독도 강연회‘ 등으로 짜여져 있다. 사진전, 뮤지컬 공연, 학술 세미나, 어린이 합창, 독도 장터 등의 행사를 통해 우리의 독도 영유권을 논리적으로 알리고,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주는 콘셉트로 진행한다.

박근혜 정부의 독도 정책은 이제까지와는 달리 ‘조용한 준비’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일본에 비해 우리의 대응은 체계적 유기적이지 못했다. 일본은 일사불란인데, 우리는 중구난방이었다.

따라서 첫째, 학계 정부 민간 지자체 등의 모든 조직을 네트워크화 해야 한다. 그것의 중심은 현재 활동이 미미하고 약한 국무총리실의 정부합동독도영토관리대책단이 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국제법 등 관련분야의 전문가를 집중육성하고 세계의 저명전문가들과의 교류를 강화해야 될 것이다. 지난해 송상현 교수가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 재선에 성공한 것처럼, 관련 국제기구 진출도 적극 권장해야 된다. 일본이 독도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를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은, 연임한 소장이 일본인이라는 것도 하나의 이유이다.

셋째, 독도를 행정관할로 두고 있는 경상북도의 ‘독도 지킴이’ 역할을 강화하고 지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중앙정부가 예산지원을 빌미로 지자체를 쥐락펴락해서는 안 될 것이다. 긴밀한 협조관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넷째, 일본의 일반국민을 포함한 글로벌 홍보를 전담할 기구의 설립이 절실하다. 이 기구는 국내의 홍보도 포괄한다. 초중고교와 대학 및 일반에 대한 교육도 당연히 포함된다. 각종 교과서를 통한 영토의식 강화는 물론이다.

다섯째, 신용하 교수가 일관되게 주장하는 바대로 국토 통치권 행사(통치 실효적 점유)의 강화와 ‘동해의 백령도’화를 고려해야 한다. 현재의 경찰은 국내 민간인의 치안유지이나, 군은 외부로부터의 국토방위가 임무이기 때문이다.

여섯째, 신(제2차)한일어업협정의 수정이 절실하다. 신용하 교수는 협정 제1조 ‘이 협정은 대한민국의 배타적 경제수역(EEZ)과 일본국의 EEZ에 적용한다’를 ‘배타적 어업수역(EFZ)로 수정해야 된다고 주장한다. 또한 ‘중간수역(한일 공동수역)’ 설치조항의 폐지도 강력히 주장한다. 신 교수는 “이 협정이 표지는 어업협정인데, 내용은 영토로 오해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 모든 사항들은 ‘조용한 준비’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독도의 역사적 지리적 실효적 지배사실만 강조할 때는 지나갔다. 독도 문제의 핵심은 국력이고, 국력은 정교한 대비와 꾸준한 준비를 전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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