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무악재 부근’ 안병준

무악재. 사진 왼쪽에 서대문구치소가 있었다. 지금은 서대문독립공원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네이버 블로그>

무악재를 넘을 때면
파블로프의 개처럼
담배를 피운다

서대문 감옥소에서
아버지는
인왕산과 안산 바라보며
원 코리아 꿈나무에 날마다 물을 주셨다

당신의 탄생일로부터
90여 년
증손자가 그 터에서
철부지로 날개짓 하다
넘치는 에너지

무악재 아래
서대문독립공원으로
이름은 바뀌었으나
강물처럼 이어져가는
역사와 영웅들의 숨결
무악재 부근에서
시대의식 있는 듯 없는 듯
한 마리 강아지*를
다시 꺼낸다.

*담배의 교도소 내 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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