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속초’ 정철훈
이상국 시인이 박재삼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을 듣고 축하 문자를 보냈더니 답신이 왔다
ㅡ적막하게 한잔합시다
까무룩해진다 적막이라는 단어가 입안 가득 퍼진다 비가 오려는지 하늘이 흐려진다 비가 온종일 내렸으면 좋겠다
한 달 전엔 불쑥 문자를 보내왔었다
ㅡ동쪽 술은 다 잊으셨는지
인연을 만들지 말아야 하는데 인연은 늘 생기고 만다 퍼뜩 생각나는 게 있어 스마트폰에 저장해둔 사진을 꺼내본다 3년 전 용대리 부근 식당에서 찍은 사진
송기원 이상국 시인이 식탁을 사이에 두고 웃고 있다 비 한 방울이 창문에 스친다
속초에 가야겠다
가서 동쪽 술맛을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