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이기는 사람과 지는 사람’ 정채봉?

정채봉 시인

    

이기는 사람은 ‘예’와 ‘아니요’를 분명히 말하나
지는 사람은 ‘예’와 ‘아니요’를 적당히 말한다.

이기는 사람은 넘어지면 일어나 앞을 보나
지는 사람은 넘어지면 뒤를 본다.

이기는 사람은 눈을 밟아 길을 만드나
지는 사람은 눈이 녹기를 기다린다.

이기는 사람의 호주머니 속에는 꿈이 들어 있고
지는 사람의 호주머니 속에는 욕심이 들어 있다.

이기는 사람이 잘 쓰는 말은 ‘다시 한 번 해보자’이나
지는 사람이 자주 쓰는 말은 ‘해봐야 별 볼일 없다’이다.

이기는 사람은 걸어가며 계산하나
지는 사람은 출발하기도 전에 계산부터 한다.

이기는 사람은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하나
지는 사람은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하다.

이기는 사람은 행동으로 말을 증명하나
지는 사람은 말로 행위를 변명한다.

이기는 사람은 인간을 섬기다 감투를 쓰나
지는 사람은 감투를 섬기다가 바가지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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