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준의 독도이야기] 국편위 폐지 주장, 어처구니 없는 일부 국회의원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최근 민주당 일각에서 국사편찬위원회와 동북아역사재단을 폐지하라는 주장을 제기한 것이다. 그들은 “두 기관이 여권 중심으로 운용되고 있다”는 것을 이유로 내세웠다.
이들이 말하고 있는 두 기관은 어떤 곳인가?
국사편찬위는 해방 직후인 1946년 창설되어 사료의 수집 편찬과 국사의 보급을 주관하는 국가기관이다. 그동안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 등 방대한 사료를 수집 편찬해 학계에 기여했다.
또한 한국사 관련 사료를 소장하고 있는 국내 19개 기관을 연결하는 통합시스템을 구축해 주요 정보를 연구자와 국민에게 제공하고 있는 ‘우리나라 역사정보의 총본산’이다. 공무원 초중고생들은 물론 700만 해외동포들에게도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알게 해 한민족으로서의 자긍심을 일깨우는 역할도 수행한다.
동북아역사재단은 2005년 여야를 망라한 국회의 ‘동북아역사재단 설립에 관한 법률안’ 발의에 따라 설립된 국가기관이다. 삼국시대부터 우리의 고유영토인 독도에 대한 일본의 끊임없는 도발과, G2로 성장한 중국의 역사왜곡인 소위 ‘동북공정’이 계기였다. 재단의 존재이유와 취지는 김학준 이사장의 인사말에 함축되어 있다.
“동북아의 여러 나라는 오랜 역사과정에서 때로는 교류하고 협력하며, 때로는 충돌하고 대립했습니다. 동북아역사재단은 우리나라 역사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역사에 대해서도 넓고 깊게 연구하고 논의하여 역사인식을 둘러싼 반목과 갈등을 극복하고, 화해와 신뢰의 동북아시아공동체를 구축하는데 기여할 것입니다.”
이처럼 두 기관의 기능과 역할은 중요하기 짝이 없다. 국민들도 이들 기관에 대한 불만 제기를 한 바 없고, 더구나 폐지를 거론한 경우가 전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록 야당이긴 하나 국회의원이 폐지를 주장하니 어처구니없는 일이 된 것이다. 영토 문제에 어찌 여야가 있을 수 있는가. 그들의 주장이 ‘민주당 일각’에 그친 것이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무릇 국회의원이라면 정부기관이 일을 잘못할 경우, 이를 따지거나 개선책을 제시하면 될 일이다. 그렇지 않으면 집권을 해서 개선을 하면 된다. 그런 과정 없이, 구체적 근거제시도 없이 폐지를 주장함은 ‘시정잡배의 떼쓰기’와 다름없다.
두 기관의 주요업무 가운데 하나는 독도 문제이다. 근대사만 하더라도 1905년 이후 일본은 집요하게 독도를 자기네 영토라 우기고 있다. 최근에는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를 또다시 요구하고 있다. 일본은 대동아공영론(大東亞共榮論)을 앞세워 아시아 각국을 침략했던 것처럼, 정교한 각본을 짜놓고 움직인다. 독도문제에 관한 한 일본은 정부와 국회 지방자치단체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최근엔 일반국민(민간단체)들도 적극 가세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정부에 국무총리실의 정부합동독도영토관리대책단이 있으나, 관련단체와 연구소 등을 체계적이고 유기적으로 통합관리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 국민이 똘똘 뭉쳐 대처해도 모자랄 판에, 중요 축들인 동북아역사재단과 국사편찬위원회의 폐지 주장이 나오니 안타까울 뿐이다.
영토와 역사문제에 있어 중국과 일본은 일사불란한데, 한국은 중구난방의 형국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