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겸 칼럼] 일본의 이념그룹① ‘사회주의협회, 민주당에 강력한 영향력’
사상에 심취한 사람들. 좌익이라 불리거나 우익이라 칭해지거나 사회운동을 한다. 과격혁신이건 보수온건이건 중도건 간에 동일하다. 외치고 움직여야 이데올로기다. 세상의 제도는 요구의 산물이다. 이렇게 해 달라, 저렇게 고쳐 달라 하지도 않는데 법을 만들 리 없다. 외쳐대야 한다. 데모해야 세상이 귀 기울여 준다.
그래서 이념그룹은 사회정세와 지역실태를 기초로 해서 운동을 전개한다. 생명력의 표출이다. 사는 길이다. 아무 일도 하지 않는 듯 어디 잠수해서 생명력 온존시키기도 한다.
사회주의협회가 민주당에?
최근 한 20년 지하로 잠적했던 듯했던 단체이름을 다시 만났다. 사회주의협회였다. 일본신문 기사에서 발견했다. “민주당 당료(黨僚) 중에는 사회주의협회 출신이 많다. 이 협회는 일본사회당 가운데서도 최고의 좌파그룹이다. 극좌(極左)다. 특히 민주당의 정책조사회는 사회주의협회의 영향력을 강하게 받고 있다.”
민주당이라면, 자민당에서 황태자 소리 듣던 오자와가 뛰쳐나와 만든 정당이다. 반(反)자민 보수 정객이 이합집산했다. 그런데, 일본사회당 계(系)가 정책을 좌지우지한다? “일본사회당은 사회주의 원리에 정통한 학자와 당료가 국회의원을 지도한다. 이 시스템이 민주당에 그대로 이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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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사회주의 동인으로 출발
1951년 5월 50여명의 인텔리가 모였다. 월간지 ‘사회주의’를 발간키로 했다. 노농파(勞農派) 지식인이었다. 대표는 두 사람. 동경(東京)대학 교수와 법정(法政)대학 총장을 지낸 오우찌 효에(大內兵衛)와 제1차 공산당에 참가한 야마가와 킨(山川 均) 등이다. 야마가와는 잡지 노농(勞農)을 발간한 공산주의 네 거두(巨頭) 중? 한 사람이었다. 잡지이름이 사회주의 노농파의 연원이 됐다. 혁신 진보 인텔리가 모였다
동인들의 계보는 다음과 같다.
사회당 인사: 和田博雄(제1차 吉田내각 농림대신, 片山내각 경제안정본부 총무장관, 좌파 사회당 서기장, 사회당 정책심의회장-국제국장-부위원장), 江田三郞(위원장 대행-서기장-부위원장), 伊藤好道(정책심의회장), 稻村順三(기관지담당 국장, 중의원 내각위원장)
노동계 인사: 武藤武雄(초대 총평 의장, 탄광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역대 총평 의장 및 동 사무국장, 岡三郞(日敎組 위원장)을 비롯한 각 노동조합 위원장
학계: 向坂逸郞(九州대 교수, 마르크스 경제학자), 鈴木徹三(法政대 교수, 경제정책론, 사회당 위원장 鈴木茂三郞의 3남)
당시는 총평이 사회주의운동을 주도했다. 사회당은 당원-재정-운동을 총평에 의존했다. 총평 하부조직인 ‘총평 정치부’라는 소리도 들었다.
사회주의협회 개요
마르크스-엥겔스-레닌주의를 연구하는 집단이다. 과학적 사회주의가 이론과 실천의 토대다. 회원은 과학적 사회주의자/마르크스-레닌주의자여야 한다. 활동가는 한때 3000명에 달했다.
목적은 세계평화와 일본의 사회주의 혁명. 이를 위해 사회당-노동조합-농민조합-사회주의 청년동맹-일본부인회의 계급역량 강화를 도모한다.
과제는 국가와 사회의 근본개혁을 목표로 보수정치세력을 능가하는 노동자정당을 건설함에 있다. 따라서 노동자계급의 이론 무장과 조직 강화가 긴요하다고 보고 있다. 노동자정당의 울타리인 일반대중 동조자 흡인에도 노력한다. 이를 위한 사상-조직-선전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들이 달성하려는 사회주의사회란?
혁명 사회주의정권은 현행 헌법을 개정한다. 생산수단은 원칙 국유 또는 공유로 한다. 생산, 교통, 통신, 상업, 금융기관을 국영 또는 공영으로 한다. 농민이 경작하는 농민소유 토지는 바로 국유 또는 공유로 하지는 않는다.
혁명 사회주의정권은 행정, 사법, 교육, 군사, 경찰을 장악하고 파기 또는 개편한다. 관료주의는 파괴한다. 민주주의에 입각한 제도를 도입하여 노동자계급과 일반국민의 생활과 문화의 발달을 보장하는 새 사회주의사회 질서를 확립한다.
혁명 사회주의정권은 신문, 잡지, 출판, 방송을 새 사회주의 질서에 따르도록 지도한다. 혁명 사회주의정권은 프롤레타리아 독재다. 중국, (북)조선, 베트남, 쿠바는 사회주의국가로 인정한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