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 여아로 화신한 여신 ‘쿠마리’

9월, 인드라 자트라(Indra?Jatra)

태음력으로 9월이면 네팔 등지에서는 신들의 왕이자 비의 신인 ‘인드라’를 숭배하며 풍성한 수확을 비는 ‘인드라 자트라’ 축제가 열린다. 축제 기간에 ‘탈레주’ 여신의 화신인 쿠마리(Kumari)는 1년에 한번 쿠마리사원에서 벗어나 대중들을 만난다. ‘살아 있는 여신’ 쿠마리는 축제의 주인공이 되어 이마에 ‘티카’라는 제3의 눈을 그리고, ‘인드라’ 신에게 기도를 드린다. 네팔의 국왕조차도 이날은 쿠마리에게 무릎을 꿇는다.

쿠마리는 네왈리의 카스트이며 석가모니의 ‘샤카’ 성을 가진 5세 안팎 여자 아이 중 32가지의 까다로운 조건과 테스트를 거쳐 선발되는데, 몸은 보리수 같고 허벅지는 사슴과 같으며 눈꺼풀은 소와 같고 목은 고둥 같은 신체를 가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동물의 사체와 피냄새가 진동하는 캄캄한 방에서 하룻밤을 울지 않고 무서움을 견뎌내면 신으로 인정받게 된다.

그러나 몸에서 피가 나는 순간 쿠마리의 자격이 박탈되는데, 쿠마리 생활을 벗어난 소녀는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결혼도 쉽지 않아 버림 받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어린 여자 아이를 쿠마리로 선정하는 것에 대해 인권유린, 아동학대라는 비난도 일고 있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