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현실 회피’의 골짜기와 ‘자기 합리화’의 정글
출애굽기 10장
“왕은 아직도 애굽이 망한 줄을 알지 못하시나이까”(출 10:7)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수학자이자 과학자, 아이작 뉴턴은 만유인력 법칙을 정립하고 미적분학을 창시했습니다. 한 마디로 천재입니다. 그런데 이런 천재가 인생 말년에 주식 투자를 하다가 전재산을 몽땅 날리고 맙니다. 고점을 지나 폭락하는 주가를 두 눈으로 빤히 보면서도 언젠가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버티다가 결국 망합니다. 심지어 대출이란 대출은 다 받아서 물타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사람의 욕심이 사람을 어디로 끌어당기는지는 만유인력의 법칙을 정립한 사람도 파악하기 힘든 것인가 봅니다.
이집트 왕, 파라오에게도 비슷한 모습이 보입니다. 이집트 전역이 쑥대밭이 되어가는 중에, 나라의 대소신하들이 파라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왕은 아직도 이집트가 망한 줄 모르십니까?”(출 10:7, 현대인의성경) 왕 빼고 다 알았습니다. 파라오 눈에만 망해가는 이집트가 안보였습니다. 정말 안보였을까요? 안 보인 것이 아니라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입니다.
사람이 자신의 결정, 선택, 신념이 틀렸다고 인정하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입니다. 파라오는 가장 소중한 것을 잃고 나서야 자신이 틀렸음을 인정합니다.
살다보면 내가 틀렸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언제가 가장 적절한 때일까요? 인지했을 때입니다. 그런데 인지에서 인정까지 가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현실 회피의 골짜기와 자기 합리화의 정글을 지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대다수가 회피하고 버티고 물타기 하다가 결국 다 잃습니다. 파라오가 첫 번째 재앙 때 마음을 돌이켰다면 상황이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니느웨 성의 왕이 생각납니다. 니느웨 왕은 요나의 외마디 경고를 듣고는 바로 자신의 죄를 뉘우칩니다. 자존심을 버리기 가장 어려운 사람이 자존심을 버렸더니 모든 사람이 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