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알고 가는 길, 믿고 가야 하는 길

출애굽기 40장

“구름이 성막 위에서 떠오를 때에는 이스라엘 자손이 그 모든 행진하는 길에 앞으로 나아갔고 구름이 떠오르지 않을 때에는 떠오르는 날까지 나아가지 아니하였으며“(출 40:36-37)

미래는 개인에게도 국가에게도 큰 관심의 대상입니다. 앞으로 내 인생이 어떻게 될지, 또는 세상이 어떻게 흘러갈지 안다는 것은 그 자체로 굉장한 힘입니다.

오늘날 미래에 대한 정보는 가장 비싼 값을 매기는 정보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사주나 점궤 같은 것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다가 현대에는 과학에 의존하고 있을 뿐, 미래에 대한 인간의 관심은 여전합니다. 우리는 미래를 얼마나 더 알면 안심하거나 만족할 수 있을까요?

흔히 기독교인들은 우리가 사는 인생을 광야길에 비유하곤 합니다. 그리고는 하나님께 이렇게 기도합니다. ‘광야같은 인생길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인도해 주십시오’

그런데 구름기둥과 불기둥의 안내라는 것이 요즘 내비게이션처럼 경로를 알려주는 것도 아니고, 도착지까지의 남은 시간이나 거리도 알려주지 않습니다. 전방에 사고가 났는지, 과속단속카메라가 있는지와 같은 정보도 없습니다.

중간에 무슨 일을 어떻게 만날지, 지금 여기에 언제까지 머물러야 하는지, 언제 떠나야 하는지, 어디를 향해 가는지 전혀 알지 못한채 무작정 따라가야 하는 것이 구름기둥과 불기둥입니다. 내가 가고 싶은 만큼 갈 수도 없고, 내가 머물고 싶은 만큼 머물 수도 없는 아주 불편한 인도하심입니다. 안그래도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광야길에 불확실성만 더 가중시키는 것이죠.

하나님은 왜 이런 방식으로 당신의 백성들을 인도하시는 걸까요? 광야란 미리 안다고 더 잘 갈 수 있는 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알고 가는 길이 아니라 믿고 가야 하는 길이 광야길입니다. 미래의 불확실성에 맞서는 궁극적인 힘은 정보가 아니라 믿음에 있습니다.

믿음이란 정보의 홍수에 휩쓸리지 않을 수 있는 안정감이고, 정보의 가뭄에도 불안해하지 않는 여유입니다.

광야란 미리 안다고 더 잘 갈 수 있는 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알고 가는 길이 아니라 믿고 가야 하는 길이 광야길입니다. 미래의 불확실성에 맞서는 궁극적인 힘은 정보가 아니라 믿음에 있습니다. 믿음이란 정보의 홍수에 휩쓸리지 않을 수 있는 안정감이고, 정보의 가뭄에도 불안해하지 않는 여유입니다. (사진 출처 박노해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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