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온 동네가 고기파티를 벌이다

레위기 7장

“감사함으로 드리는 화목제물의 고기는 드리는 그날에 먹을 것이요 조금이라도 이튿날 아침까지 두지 말 것이니라”(레 7:15)

소 한 마리는 몇 인분일까요? 200g을 1인분으로 쳤을 때, 400kg의 소 한 마리를 잡으면 775인분이 나온다고 합니다. 한 사람이 매일 삼시세끼를 2인분씩 4개월 동안 먹으면 소 한 마리를 다 먹을 수 있습니다.

레위기 7장에는 화목제를 드리고 난 후 남은 고기를 처리하는 규정이 나옵니다. 제물의 내장과 기름만 태우고 나머지 고기는 먹도록 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제사를 드린 당일에 고기를 다 먹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외의 경우를 고려하더라도 이튿날까지는 다 먹어야 합니다.

소, 양, 염소 한 마리를 무슨 수로 하루만에 다 먹을 수 있을까요? 비둘기를 제물로 선택하면 고기 처리가 쉬워지겠지만 안타깝게도 비둘기는 화목제물로 사용하지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무조건 소나 양이나 염소 중에 하나를 잡아야 합니다.

이 엄청난 양의 고기를 하루에 먹을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밖에 없습니다. 나누어 먹어야 합니다. 양이나 염소같은 경우에는 수 십 명, 소는 수 백 명이 같이 먹어야 합니다.

누군가 화목제를 드렸다면 그날은 온 동네가 고기 파티를 벌이는 날입니다. 사람들이 화목제만 잘 드려도 주변에 굶고 지내는 사람은 없어지는 것입니다. 화목제가 왜 화목제(peace offering)인지 이해가 가시나요? 하나님을 향한 감사와 경배가 사람들 사이에서 어떻게 표현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제사가 화목제입니다.

예수님은 화목제물로 이 땅에 오셨습니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눅 2:14) 하나님께 영광은 반드시 사람들 중에 평화로 나타납니다.

성찬이라는 것도 화목제물 되신 예수님의 몸을 나누어 먹는 의식입니다. 소는 기껏해야 수 백 명이 나누어 먹을 수 있지만 예수님의 몸은 온 인류가 다 나누어 먹어도 남을 만큼 풍성한 양식입니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떡이니 사람이 이 떡을 먹으면 영생하리라 내가 줄 떡은 곧 세상의 생명을 위한 내 살이니라”(요 6:51)

‘화목제(和睦祭)’라는 말은 히브리어로는 ‘살렘’으로, ‘화해하다, 조정하다’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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