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나는 무얼 현실화하는데 마음 쏟고 있나”
출애굽기 37장
“브살렐이 조각목으로 궤를 만들었으니 길이가 두 규빗 반, 너비가 한 규빗 반, 높이가 한 규빗 반이며”(출 37:1)
성막은 설계 그 자체만으로도 완벽했습니다. 하나님이 직접 설계하셨는데 완벽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성막은 디자이너가 무려 창조주인 걸작입니다.
그런데 만약에 성막 도면이 그 자체로 걸작인 나머지 액자에 넣어 벽에 걸어 놓기만 한다면 어떨까요? 하나님이 직접 지시하신 한 글자 한 글자를 보존하기 위해 방부 처리를 한 후 케이스 안에 보관한다면 어떨까요?
성막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신 이유는 성막을 만들라고 알려주신 것입니다. 너무 당연한 말 같지만, 이 당연한 것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령 ‘사랑’은 하라고 주신 것입니다. 그런데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공부하다가 사랑에 대해서 아는 것은 많은데 사랑할 줄 모르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도’도 하라고 주신 것입니다. 그러나 기도에 대한 많은 간증을 듣고 설교를 듣고 책을 읽고 감동하다가 정작 기도할 시간이 없을 때도 있습니다.
출애굽기에 성막 공사하는 내용이 왜 그토록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을까요? 기록 매체가 귀한 시절이었습니다. ‘하나님이 알려주신대로 브살렐과 오홀리압이 잘 만들었더라’ 한 줄만 적으면 지면도 아끼고 좋았을 텐데, 성경은 꽤 많은 지면을 일부러 할애해서 성막 만드는 장면을 상세하게 기록합니다.
하나님이 말씀하신 대로 실천하고 행했던 수고와 몸부림을 고스란히 기록해둔 것입니다. 현실화, 실재화의 기록입니다. 브살렐과 오홀리압은 성막을 현실화하는데 마음을 쏟았습니다.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구현하는데 시간과 재능과 재물을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나는 무엇을 현실화하는데 마음을 쏟고 있는지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현실은 무엇이 현실화된 것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봅니다. 우리 아이들의 인격은 무엇이 현실화된 것일까요? 전쟁이나 생태계 파괴와 같은 현상은 과연 무엇이 현실화된 것일까요?
꿈이 이루어진 것일까요? 욕망이 현실화된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