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신앙…가장 은밀하고 내밀한 곳을 가꾸고 돌보는 일”
출애굽기 26장
“너는 성막을 만들되 가늘게 꼰 베 실과 청색 자색 홍색 실로 그룹을 정교하게 수 놓은 열 폭의 휘장을 만들지니”(출 26:1)
성막은 총 4겹의 막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가장 안쪽에 덮히는 막은 가늘게 꼰 베 실로 짠 천이었습니다. 이 천에다가 푸른 색, 자주 색, 붉은 색 실로 천사 무늬를 정교하게 수놓았습니다. 안쪽에서 두 번째 막은 염소의 털로 만들었고 별다른 무늬는 없었습니다. 세 번째 막은 숫양의 가죽이고 가장 바깥쪽의 네 번째 막은 해달의 가죽입니다.
제일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은 가장 안쪽의 성막을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요즘에야 방직기가 있어서 좋은 원단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지만 당시에 천이라는 것은 사람이 손으로 일일이 짜야 했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실 때, 군인들이 예수님의 겉옷을 나누어 가지고 속옷은 제비뽑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그만큼 천이 귀했다는 것입니다.
길이 12.6m, 너비 1.8m짜리 천을 5개 만드려면 얼마만큼의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야 할까요? 게다가 청색, 자색, 홍색 실로 천사 무늬를 수놓기까지 해야 했습니다. 유일하게 유채색이 들어가는 부분입니다. 성막 공정 중에 가장 세심한 디테일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공을 들여서 만들어 놓고 그 위에다가 염소털, 숫양의 가죽, 해달의 가죽을 덮어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가장 신경을 많이 쓴 아름다운 부분을 아무도 볼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성막 구조의 독특한 특징입니다. 가장 아름답고 보기에 좋은 면을 바깥으로 향하게 하지 않고 안쪽을 향하게 했다는 것입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 내밀하고 은밀한 곳에 가장 많은 신경을 썼다는 것입니다.
신앙이란 내 삶에 성막 하나 잘 만드는 일입니다. 가장 은밀하고 내밀한 곳을 가꾸고 돌보는 일입니다. 우리는 왜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해야 할까요?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몰라야 내면이 가꾸어집니다. 왼손이 알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겉치장에 신경을 쓰게 되어 있습니다.
“여호와께서 사무엘에게 이르시되 그의 용모와 키를 보지 말라 내가 이미 그를 버렸노라 내가 보는 것은 사람과 같지 아니하니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삼상 1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