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광저우 기자 “도시화가 더 나은 삶 보장 못해”
중국 기자 “자본 위한 거대도시, 빈곤과 소외로 인민들 삶 피폐해져”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농민공들은 줄어든 일자리를 놓고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도시의 주거난을 보여주는 개미굴(Ant Tribe), 물가급등과 구직난 등은 중국의 도시들의 공통된 현상입니다.”
중국 광동성 소재 광저우 TV의 리 자자(李佳佳) 기자는 지난 6월22일 연세대학교 대우관에서 열린 동서센터(East-West Center) 주최 국제 미디어 포럼 <도시화가 더 나은 삶을 위한 길인가?>라는 주제 발표에서 “도시화는 더 나은 삶의 필수조건이 아니다”라면서 이 같이 주장했다.
리 기자는 “중국은 30년 전 1억7000만 명이던 도시 거주민들이 최근 7억 명까지 늘어났다”면서 “2012년 현재 중국의 도시화 비율은 50%를 초과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부모들이 돈을 벌기 위해 도시로 나간 까닭에 아이들은 시골에서 방치되거나 노인들의 손에서 양육된다.
대도시의 노동자들이 수십 시간을 기다려 때로 엄청난 짐을 들고 입석으로라도 기차나 버스에 오르는 것은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절(春節)을 고향에서 부모와 자녀들과 보내기 위한 ‘눈물겨운 본능’이다. 지구촌에서는 흥미로운 뉴스거리 중 하나다.
꽃과 염소, 뾰쪽한 못과 같이 생긴 도시 광저우(廣東)에는 수천만 명의 노동자들이 소위 ‘아이팟 타운(iPod town)으로 불리는 애플사의 부품 협력업체 폭스콘에서 일하고 있다. 15개 공장과 노동자 기숙사, 도시 중앙에는 상점과 은행, 식당, 서점과 병원이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월급 몇 달치를 모아도 사기가 어려운 애플사 아이팟과 아이폰, 아이패드 등에 장착되는 부품을 만든다. 아이패드 하나를 판 돈 중에서 중국 현지인들에게 돌아가는 요소소득(협력업체 납품가, 모든 공습사슬 노동자들의 임금, 공장 임대료 등)은 턱없이 낮다.
리 기자는 “1980년대에 출생한 노동자들의 부모세대는 농부에서 노동자로 전환한 자유분방한 세대의 사람들인데, 폭스콘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들의 표정을 보면 매우 아프고 외로워 보인다”면서 “저임금에 장시간 노동, 각종 차별과 파편화된 노동과정 때문에 자살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리 기자에 따르면, 2010년 1월부터 11월까지 폭스콘 노동자 18명이 자살을 시도해 그 중 14명이 죽었다. 2200위안 수준의 임금을 받는 중국 본토 노동자들은 2012년 말까지 4000위안, 무려 82%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생활비를 메우기 위해 신장 매매에 나서는 도시빈민들도 있다.
지역에 거주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후코우(Hukou, 戶口)제도가 있었는데, 지난 2003년 타 지역에서 이주해온 노동자 선지강(Sun Zhigang)이 이 제도에 저항하다가 숨졌다. 저항 이유는 이주노동자들은 현지 주민들과 달리 무려 6개의 출입증이 의무화 돼 있고, 식량배급과 기숙사 제공이 안 되며 건강보험 혜택도 못 받았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교육이나 취업, 결혼조차 통제를 받았다. 그가 죽자 정부는 관련 법령인 ‘보관 및 송환의 법률’을 폐지했고, 광동성에서는 더 이상 임시거주증을 쓰지 않고 주민등록증을 사용한다.
리 기자는 “정부는 일자리 창출과 주민등록제도 개선, 교육과 의료 등의 사회복지와 안전망을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저우 TV 이쟈쟈(李佳佳, Li Jia-Jia)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