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SNS 세대’가 권위주의 정권 좌절시켜

스티븐 간(Steve GAN) 말레이시아키니 편집장

말레이시아 집권 국민전선은 지난 2008년 치렀던 총선에서 기존 의석의 3분의 1을 잃는 등 최악의 성적으로 연정을 통해 가까스로 집권에 성공했지만 스스로 “인터넷 전쟁에서 패했다”고 인정하고 소셜미디어(Social Media)에 주목하고 있다.

‘키보드 세대’, ‘터치 세대’로 불리는 소셜미디어 세대가 기존의 권위주의 정치세력에 대해 대대적인 반격을 가했고, 앞으로도 이런 동력은 훨씬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매체 말레이시아키니(www.malaysiakini.com)를 창립한 스티븐 간(Steve GAN) 편집장은 22일 오전 연세대 대우관에서 열린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언론을 완전 독점한 정부가 인터넷 도입 후 ‘사전검열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여전히 콘텐츠에 대한 정부 승인을 요구해 젊은 네티즌들이 저항하면서 정치권에 격변이 예고됐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소셜미디어가 말레이시아와 중국, 한국을 어떻게 바꿨는가’라는 주제발표에서 “미디어들은 여전히 미디어 관련 35개 법령의 통제를 받는다”면서 “말레이시아키니도 경찰의 검열을 받았고, 25개 컴퓨터를 압수수색 당했다”고 밝혔다.

간 편집장은 “말레이시아에서는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지만, 말한 다음의 자유는 보장할 수 없다”고 말해 좌중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간 편집장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는 여러 종족에 언어도 말레이어와 중국어, 힌디어, 타밀어 등 다양하다. 헌법에는 종교의 자유가 인정되지만 60%가 무슬림이라서 거의 국교로 정한 셈이다.

그는 “우리는 이동의 자유는 있지만 출판의 자유는 없다”면서 “4개의 언어로 발행돼 언어의 자유는 보장되지만, 완전한 자유의 언론은 아직 없다”고 주장했다.

정부 통제를 무릅쓰고 4명의 언론인으로 시작해 2012년 6월 현재 30여명의 기자들이 매체를 꾸려가고 있다. 가장 보람찬 일은 2년 전부터 저널리스트 윤리를 강조하기 위해 시작한 언론인 교육이라고 했다. 영국으로부터 독립이후 식민통치 잔재들이 많지만, 말레이시아가 싱가포르와 연계되면서 많은 변화가 일어났고,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의 사회적 역할이 크게 증가한 데는 그가 교육하는 200명의 언론인들의 역할이 큰 셈이다.

말레이시아키니는 구독자들로부터 연간 50달러의 구독료를 받는다. 간 편집장은 “전통적 미디어들이 전체 온라인 광고 시장의 90%를 장악하는 미디어 경영환경에서 포털들과 미디어 회사들이 적은 수익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고품질 콘텐츠가 전제돼야 하는 기사 유료화 정책은 힘겹지만 가장 정도를 걷는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상현 기자 ?coup4u@theasian.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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