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고려인마을⑤] ‘살인의 추억’에서 ‘최고의 행복도시’로

화성시 이주배경청소년사업 수행기관의 워크숍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아시아엔=임영상 한국외대 명예교수, 아시아발전재단 자문위원] ‘화성시 이주배경청소년 지원 지역자원 연계사업’을 수행하는 기관들이 6월 27~28일 양평에서 종사자 워크숍을 개최했다. 여성가족부 지원으로 개최한 이번 워크숍에는 화성시 주무부서인 여성다문화과 김진영 팀장을 비롯해 화성시외국인복지센터, 화성시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아시아다문화소통센터, 남양글로벌아시아센터, 사단법인 올웨이즈, 온누리다문화평생교육원, 다올공동체센터 등 총 9개 기관 17명의 관계자와 종사자가 참가했고, (사)더큰이웃아시아가 주관했다.

현재 화성에는 총 5천여명의 고려인이 살고 있다. 남부권인 향남 일대에 약 2천명, 서부권인 남양 인근에 약 2,500여명, 그 외 다른 지역 500여명이다. 더큰이웃아시아의 고려인 지원사업은 2020년 서부권인 남양에 세운 고려인동포 가족을 위한 ‘남양글로벌아시아센터’ 설립 때부터 본격화했다.

센터는 2020년 시작된 경기도의 고려인지원단체 지원사업에 4년 연속 선정되어 활발한 지원사업을 수행 중이다. 2021년과 2022년에는 향남 발안만세시장상인회의 협조를 받아 매주 일요일 발안만세시장 고객센터 강당에서 고려인을 위한 한국어교실을 운영해왔다. 2022년에는 남양읍 신백중학교 체육관에서 고려인동포 가족운동회도 개최했다.

지난해 남양 고려인동포 가족운동회 도중 참석자들이 잠시 카메라 앞에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 6월 8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20여년간 살면서 한국청소년문화센터 ‘난’을 운영하다가 귀국한 윤희만 전 센터장과 함께 남양글로벌아시아센터를 찾았다. 필자도 처음 방문인데, 남양의 구도심과 신도심의 경계로 남양전통시장에도 속해 있어 구도심 쪽에 사는 고려인동포들이 이용하기에 편리한 교통 요지에 자리 잡았다. 전체 6층 건물의 6층에 마당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 옥상도 있다.

센터에 들어서자 고려인동포 한국어교실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한때 50명까지 고려인 아동이 센터를 이용했는데, 현재는 40명 정도가 센터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다. 고려인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이 학교수업을 마치고 온다.

남양글로벌센터 고려인동포 한국어교실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어린이들. 서 있는 이는 서경아 한국어교사.

남양센터는 한국어교실이 중심이나 수학 수업도 운영한다. 한국에서 학교에 다니고 상급학교로 진학하기 위해서는 고려인 학생들도 국영수 과목이 중요해서다. 수학은 현재 오전에는 남양초등학교 이중언어(러시아어) 강사로 근무하고 오후에 남양센터의 직원으로 근무하는 텐리디아가 가르치고 있다.

텐리디야는 2021년부터 남양센터에서 일하고 있는데, 현재 남양초등학교에는 110명의 다문화 학생 중에 68명 정도가 고려인 학생이다. 러시아어 강사는 2명이 있다. 텐리디아는 우즈베키스탄 출신으로 모스크바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2014년 한국에 왔다. 처음부터 남양에서 살았는데, 현재 세종사이버대학교 한국어학과에 편입학해서 공부하고 있다.

텐리디아 교사

남양글로벌아시아센터는 설립 때부터 화성시의 작은도서관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그래서 방과후 교과로 논술 및 글쓰기 교사가 주관하는 도서관 독서문화 프로그램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고려인 학생들을 위한 ‘주말역사탐방’도 열고 있다. 센터는 또 2022년부터 주말 토요 프로그램으로 고려인 어린이합창단의 합창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합창반 또한 토요일에도 일하는 고려인 부모를 대신해서 고려인 아이들의 경험치를 넓혀주고 있다.

지난 6월 25일 남양글로벌아시아센터는 고려인동포가 주축이 된 ‘남양글로벌봉사단'(Namyang Global Volunteers)을 창립했다. 고려인동포 외에 다른 외국인도 참여하고 있는데, 자발적인 자원봉사 활동을 통해 이주민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이해를 높이려 하고 있다. 이주민과 선주민이 함께 조화롭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사회환경과 분위기를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건강한 시민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다.

이날 창립총회에서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고려인동포인 에감베르디예브 아크말을 회장으로, 또 부회장과 총무 등 모두 7명의 초대 임원을 선출했다. 남양글로벌봉사단은 당분간 매월 마지막 주 일요일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남양전통시장을 중심으로 거리청소 봉사활동을 갖기로 했다.

남양글로벌봉사단. 이들은 이 일대에서 수시로 거리청소 등 봉사활동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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