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엔 창간10주년③] 박영옥 주식농부 “자본시장과 기업 거버넌스 개선 이렇게”

아시아기자협회를 주축으로 2011년 11월 11일 11시 11분 창간한 온라인 아시아엔이 지난 2022년 2월 22일 오후 2시 창간 10주년 특별포럼 ‘Next Leadership Toward Active ESG’을 개최했습니다. ‘Next Leadership Toward Active ESG’는 반기문 제8대 유엔사무총장의 기후위기, 탄소중립, ESG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 이어 오준 세이브더칠드런 이사장(전 유엔대사)의 진행으로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이사장 ‘위기의 한국경제와 동반성장 그리고 ESG’ △최재천 생명다양성재단 대표(이화여대 석좌교수) ‘생태적 전환과 ESG’ △박영옥 주식농부 ‘한국의 자본시장, 기업 거버넌스 개선 방향’ △이상묵 서울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한 기술 개발’ △이석우 두나무(업비트 운영사) 대표이사 ‘블록체인이 만들어가는 ESG 세상’ △유현준 홍익대 건축도시대학 교수 ‘공간의 양극화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오프라인 공간의 재구성’ 순으로 주제발표 및 질의응답을 가졌습니다. 아시아엔은 연사들의 주제발표와 행사소식 등을 연속해서 전합니다. -편집자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이사 <사진=김길수 프리랜서 사진기자>

한국의 자본시장과 기업거버넌스 개선 방향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이사 주식농부

오늘 아시아엔 10주년 기념 ESG 컨퍼런스에서 한국의 자본시장과 기업 거버넌스 개선 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토론을 할 수 있어 대단히 영광스럽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제가 이 주제의 본질을 정확하게 알고 바른 방향 제시를 할 수 있는지는 다소 부담이 되는 주제입니다.

제가 이 자리에 초대받은 이유는 무얼까요. 오랫동안 생각해봤습니다. 코로나19 펜데믹은 세계적으로 주식투자 열풍을 몰고 왔습니다. 우리나라도 주식투자인구가 1,000만 시대에 육박합니다. 가족까지 합치면 전 국민이 주식투자를 한다고 보면 됩니다.

저는 그동안 자본시장과 함께하면서 주식투자를 권유해왔습니다. 반가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걱정도 앞섰습니다. 주식투자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농부가 농사짓듯 투자해도 성공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우리의 증권시장입니다. 그래서 저는 농부가 농사짓듯 투자해도 성공할 수 있는 투자환경과 문화를 만들기 위해 책도 쓰고 강연도 하고 칼럼도 쓰고 대담도 해왔습니다. 주식투자는 모두가 함께 더불어 잘살 수 있는 아주 넓고 큰 길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기업의 시대에 살아갑니다. 기업만이 성장하고 발전해갑니다. 기업의 성과를 공유하지 않고는 경제적으로 자유롭게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미국 빅테크기업 3개의 시가총액이 일본의 GDP를 능가합니다. 우리나라 삼성전자의 시가총액도 세계의 경제순위 38위인 콜롬비아의 GDP 수준입니다.

기업은 우리의 삶의 터전이자 우리의 공동체가 굴러가게 하는 세금의 원천입니다. 이러한 기업의 활동이 왕성하게 일어나야 우리의 삶이 건강하고 활력 있고 희망 있는 사회가 됩니다.

세계는 인터넷으로 하나가 되었습니다. 글로벌경쟁력이 없으면 지속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기업은 흙수저 기업이 많습니다. 서로가 상생하는 기업문화보다는 각자도생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우리 국민들의 응원과 정책적인 지원도 부족했습니다.

그 결과 우리 자본시장은 외국인과 일부 소수의 기업인에게 예속이 되어 왔습니다. 우리나라 주요 글로벌 기업들의 외국인 지분율은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70%까지 점유되었습니다. 한나라의 경제지표인 증권시장의 지표가 좋아져도 기업에 투자가 되어있지 않은 국민들은 가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식회사 제도와 증권시장은 인간이 만들어낸 최고의 공유시스템입니다. 이 제도를 잘 이용한 민족이나 국가가 세상을 지배하며 이끌고 있습니다. 과거 네덜란드와 영국이 그랬고 지금은 미국의 주주자본주의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이 시스템 덕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이 만들어졌습니다.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입니다. 세계는 한국을 부러워하고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자본시장과 기업의 거버넌스 부문에서는 매우 낙후되어 있습니다. 부끄럽습니다. 우리의 자본시장은 플레이어 중심으로, 우리의 기업문화는 지배주주 중심으로 이끌어져 왔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의 자본시장은 일부 소수 지배주주의 중심으로 운용이 되어 왔습니다. 때로는 그들의 자본 조달창구로, 때로는 그들의 상장을 통해 한몫을 챙기는 시장으로, 때로는 손익거래와 자본거래를 통해 사익을 편취하는 시장으로, 때로는 상속증여의 수단으로 이용되어왔습니다. 법과 제도가 지배주주를 떠받치고 있으니 지배주주는 일감 몰아주기, 횡령, 배임 등 각종 만행을 저질러도 소수 주주가 모여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투자자를 보호하는 제도가 전혀 없습니다.

이제는 바뀌어져야 합니다. 모든 국민에게도 희망이 되는 자본시장을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의 공동체는 가계, 기업, 국가입니다. 함께 성장하고 발전해야 합니다. 기업의 존재 이유나 가치는 우리라는 공동체가 있기에 가능합니다. 기업만이 존속할 수 없습니다. 가계와 기업이 함께 성장해야 국가도 부강해집니다. 그래서 우리 국민 모두에게 희망이 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주주자본주의, 더 나아가 주주 민주주의, 주주 평등주의 주주의 비례적 이익이 보호되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의 자본시장과 기업 거버넌스 개선을 위해 5가지를 제안합니다.

첫째는 기업 거버넌스 관행을 개선하는 일입니다. 주식회사 제도는 주주와 이사회, 감사위원회의 3두 마차로 굴러가는 이익집단입니다. 주식회사는 납입자본에 대해서 유한책임을 집니다. 이러한 이유로 기업인들은 모험정신을 통해 사업을 할 수 있으며, 사회적으로 견제받고 감시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최근 들어 ESG 경영까지 요구받고 있는 것입니다. 주식회사는 주주가 투자한 지분에 따라 비례적으로 이익이 보호받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법 382조의 3항(이사는 법령과 정관에 의하여 회사에 충실하여야 한다)의 해석을 제대로 하고 적용해야 합니다. 지배주주와 일반 주주의 이익이 충돌할 시 지배주주보다는 일반 주주를 보호하는 쪽으로 해석되고 적용이 되어야 한다. 그리해야 자본시장이 선순환되고 기업활동이 왕성해집니다.

두 번째는 대주주도 배당을 통해 성과를 공유하는 투자환경과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대주주도 배당을 통해서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투자환경과 문화가 정착되면 소액주주, 소수 주주도 기업의 성과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65세 이상의 장기투자자에겐 배당소득세를 감면해 주는 것도 하나의 복지정책이자 경제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의 확대는 소액투자자를 보호하고 확장하는 정책입니다.

세 번째는 상장사 상속증여 시 시가평가 제도를 순 자산가치로 평가해야 합니다. 이것이 공정과 정의, 상식에 맞는 행위입니다. 지배주주들이 상속경영을 하는 동안 투자자들은 골병듭니다. 한국 자본시장을 저평가국면에 놓이게 하는 가장 큰 요인 중의 하나입니다.

네 번째는 금융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합니다. 자유 시장경제의 자산은 신용 신뢰 믿음입니다. 이를 훼손하는 행위는 엄벌해야 합니다. 특히, 사익편취로 회사의 가치를 훼손한 대주주나 지배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해야 합니다. 그래야 예방이 됩니다.

다섯 번째는 금융경제교육을 초중고까지 의무교육을 해야 합니다. 금융 문맹률을 낮추고 투자경제교육을 강화해야 우리 경제가 튼튼해집니다.

가계 자산이 기업에 투자가 되고, 기업은 투자된 자본을 통해 도전하고, 그로 인해 얻어낸 성과를 자본시장을 통해서 공유할 수 있을 때 우리 국민은 모두가 부자가 될 수 있습니다. 자본시장을 통해 가계와 기업이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는 선순환구조를 만드는 것이 최고의 경제정책이고 복지정책임을 강조하며 이만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영옥 주식농부. 대표저서 ‘주식, 농부처럼투자하라’ ‘주식투자 절대원칙’. 단기 등락이 아닌 회사의 성장성과 내용 등 가치를 평가해 투자하며 일반투자자들에게 가치투자를 전파하고 있다. 2007년 삼천리자전거 투자담은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현재 스마트인컴의 대표이사로 ‘1가구 1주식 갖기 운동’과 경제교육의 필요성을 설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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