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쇼를 아는 사나이-산악인·휴먼재단 이사 엄홍길’ 장재선
정복이라고 하지 마라.
운이 좋아서,
산이 허락해서
정상에 오르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그대는,
인생이 길 위에 있는
쇼라는 걸 아는 사나이.
산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8,500미터 추위에 갇힌
후배를 떠올리며
눈물 짓다가
기어이 데리러 간 그대는,
인생이 사람과 함께 하는
쇼라는 걸 아는 사나이.
네팔의 외진 곳에
학교를 짓고
아픈 이에게 약을 전하며
사람의 걸음으로
히말라야에 가는 그대는,
인생이 신에게 바치는
쇼라는 걸 아는 사나이.